제주시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에 앞서 “투자 자본의 실체를 검증해야 한다”는 도민 여론이 92%로 나타났다. 제주도가 9월 26일부터 10월 25일까지 여론조사 전문기관(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제주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한 결과다.
설문조사 결과 자본검증 필요성을 묻는 질문엔 ‘매우 필요하다’가 62,6%, ‘필요한 편이다’가 29.4%로 전체의 92%를 차지했다. ‘외국인 투자사업에 대한 부작용 방지를 위해 필요한 안전장치’를 묻는 질문(중복 응답)에는 ‘개발사업 승인 시 조건을 부여하고 집중 관리하는 방안’이 66.5%로 가장 많았다. 또 자본검증의 중요 사항을 묻는 질문엔 ‘투자 자본에 대한 조달계획이 적정하게 수립됐고 현실성이 있는지’(65.1%) 순으로 응답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보며 느끼는 것은, 과연 이 조사가 꼭 필요했느냐는 점이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오라단지에 대한 자본 검증의 필요성을 밝힌 것은 몇 달 전이다. 금융 및 법률 등 분야별 전문가들로 민간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것도 당시 언급됐다.
지금쯤이면 이미 자본 검증에 착수해야 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자본검증 필요성 등을 묻는 설문조사(그것도 한 달에 걸쳐)를 하고, 이를 토대로 검증을 하겠다는 것은 ‘시간벌기’용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과 관련한 자본검증은 제주도정의 철학과 의지에 달렸다. 뻔한 답이 예상되는 여론조사를 큰 돈까지 들여가며 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선택과 판단인지 도정 스스로 되새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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