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도시 3차 인증 불구 ‘안전 미흡’
정책 함께 도민 안전 의식·노력 중요
세계보건기구는 안전사고에 따른 지역사회 구성원의 부상·사망 등 인명피해를 줄이면서 안전도를 높이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는 도시에 국제안전도시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우리 제주도는 2007년 처음 인증을 받은 이후 2012년에 이어 지난 9월19일 세 번째 인증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3차례 연속 국제안전도시 인증은 아시아 최초로 이루어 낸 성과다.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관광도시 제주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안전 도시는 공인으로 끝난 게 아니다. 제주의 사고사망률이 2007년 10만 명 당 79.1명에서 2015년 64명으로 감소시킨 점이 높게 평가받아 이번에 안전도시로 선포됐지만 교통안전 측면에서 살펴보면 아직 제주는 전국 하위권 수준이기 때문이다.
제주도가 안전 도시로서의 위상을 드높이려면 제주 도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소통이 반드시 있어야만 한다. 이를 통해 생활 속에서 언제 맞닥뜨릴지 모르는 다양한 사고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대처할 준비를 해야 한다.
‘국제안전도시, 청정과 공존하는 제주’에 걸맞은 도민들의 안전의식 고취를 위해 사회구성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제주소방은 안전 관련 콘텐츠를 생산하여 도민들이 사회 곳곳의 안전관련 이슈에 대한 문제의식과 흥미를 가지고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생활안전·심폐소생술·화재안전·응급처치 등의 다양한 안전 분야에 대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중대한 안전문제에 대한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도민들이 안전 문제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대응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한 안전 캠페인 활동, 안전에 관한 홍보물 제작 등을 통하여 안전에 대한 도민들의 흥미를 이끌어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적극적인 홍보를 실시하여 도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안전 문제에 대하여 더 관심을 가지고 생활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양한 정책, 적극적인 홍보도 도민들의 관심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도민들은 다양한 안전 교육에 참여하여 다양한 안전 지식들을 익히려고 노력하여, 우리 모두가 소방관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대처해야 한다.
도민들은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안전사고에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사고가 일어났을 때 안전 지식 습득 유무는 엄청난 차이를 불러일으킨다. 사고 시 소방관이 도착하기 전 응급처치를 하게 되면 환자가 살아날 수 있는 확률은 늘어난다.
요즘 뉴스를 통해 초등학생이 학교에서 배운 심폐소생술을 활용하여 심정지 환자를 살려내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사고가 났을 때 당황하지 않고 소방관이 오기 전까지 적절한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이유다.
현재 제주도는 소방관 1명당 도민 약 1000명을 담당하고 있으며, 제주도내 119센터의 절반은 1건의 구급출동이 접수되면 1시간 이상이 소요되고 있다. 사건·사고 발생 시 즉각적인 출동을 보장할 수 없는 현실이다.
모두가 소방관이 되어 가족과 지인, 더 나아가 도민을 지켜야 한다. 제주가 더 안전한 관광도시로 발돋움하려면 제도나 법규, 교육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도민들의 안전의식이 우선이다.
모든 안전사고는 누구나 알고 있는 기본적인 것에서 발생한다. 정지선과 신호를 지키고 가스밸브를 다시 확인하고 등산 시에 긴 옷을 입는 등 그냥 넘어가기 쉬운 기초적인 안전 수칙이 나의 가정과 국제 안전도시 제주를 지키는 왕도임을 깨닫고 안전의식을 깨워야한다.
흰 실에 검은 물이 들어 돌이킬 수 없음을 슬퍼하는 뜻의 묵비사염(墨悲絲染)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작은 부주의로 일어나는 안전사고가 가정의 행복을 검게 물들일 수도 있다. 우리 모두 평상시 안전상식을 숙지하여 각종 위급상황에서 빠른 대처를 하고, 사건·사고 발생 시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도민 모두가 ‘소방관’이 되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