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에 굴복당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엔화에 굴복당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 제주매일
  • 승인 2017.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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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놓고 약 4년간 벌인 역사전쟁은 일단 일본의 승리로 귀결됐다. 유네스코가 10월 31일 공개한 신규 세계기록유산 목록엔 한국과 중국은 지지하고, 일본은 반대했던 위안부 기록물은 없었다.

이를 두고 국내 언론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일본’ ‘돈에 굴복한 유네스코’ 등의 제목으로 기사를 쏟아냈다. 하지만 이미 흘러간 버린 물이었다.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지난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이에 중국도 가세했다. 중국 정부는 “위안부 기록물은 아주 중요한 역사적인 가치를 지닌다”며 “일본이 역사 문제에서 수레를 거꾸로 몰아 침략 역사를 부인하고 미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방해 공작은 집요했다. 특히 일본은 유네스코에 내는 분담금을 무기로 세계기록유산 등재 저지 총력전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분담금 납부를 연기하면서 압박에 나섰고, 올해 5월에도 분담금 납입을 보류했다. 이와 함께 이해 당사국 간 역사 인식에 차이가 있을 경우 등재를 보류한다는 규정을 앞당겨 적용시키는 외교력도 발휘했다.

결국 일본의 공세에 시달린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는 이번 회의에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등재 심사를 보류하는 권고안을 유네스코에 전달했다. ‘돈과 외교력’ 등 양동작전을 펼친 일본의 승리였다.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둘러싼 ‘역사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버티는 한 앞으로도 결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될 때까지 ‘끊임없는 도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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