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회 제주도미술대전 대상 수상자 인터뷰
제43회 제주도미술대전 대상 수상자 인터뷰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7.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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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면, 입체부문 대상자 김진수 씨

미술(평면·입체) 대상 김진수씨

“알츠하이머 모친과 함께 하려 이주
 늦은 나이에 시작한 그림으로 수상”

김진수(45) 씨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뒤 뒤늦게 한국화의 길에 들어섰다.

시상식 장에서 만난 김 씨는 “알츠하이머 말기인 어머니와 함께 있고 싶어 2011년 제주로 왔고, 이제 제주에서 뭘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시작한 것이 한국화였다”며 “인생 2막을 걷고 있는데 뜻밖의 좋은 결과를 얻게 돼 무척 기쁘다”고 했다.

김 씨는 서울과학기술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2011년 제주 이주 후 2014년 제주대 미술학과에 편입해 현재 일반대학원 미술학과에 재학중이다. 한국화를 시작한 이후 김 씨는 2015년 제주도미술대전 한국화 부문 대상, 2017년 제주도문화예술진흥원 우수청년작가 선정 등의 좋은 결과를 연이어 얻고 있다.

대상작 ‘2017탐라전도’는 정선의 금강 전도에서 모티브를 땄다. 단순 풍경이 아니라 자연이 파괴되고 길마다 차가 막히는 제주의 오늘에 대한 작가의 시각을 담았다. 문 섬 옆으로 바다에 수장돼가던 세월호의 마지막 모습도 찾을 수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김 씨는 “아주 현대적인 한국화 작업을 하고 싶다”며 “구상, 비구상의 경계를 넘고 평면과 입체를 오가는 작품들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 서예 대상 김희열씨

서예(서예·문인화) 대상 김희열씨

“화선지 300장 버리고 얻는 글씨
 이제 그만 쓰자 했는데 다시 새 힘”

대상 소식을 들은 김희열(57) 씨는 1일 심사 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고되고 힘들어 이제 그만 쓰자 했는데, 더 오래갈 힘을 얻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 했다.

제주 출신인 김희열씨는 결혼과 함께 서울로 올라갔다 마흔 중반에 다시 제주로 돌아왔다. 당시 연년생 아이를 키우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시작한 한글서예의 길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한글서예사랑모임의 한글서예묵연회에서 활동하며 매주 한 차례씩 조천 와흘리에서 스승 현병찬 선생이 있는 한경면 저지리까지 수업을 받으러 다니고 있다.

김 씨는 “붓 가는 방향을 알 때마다 즐거워서 하다보니 20년째”라며 “하지만 최근에는 감귤농사에 글씨를 쓰는 일이 쉽지 않아 그만두려 했었는데 대상 수상으로 더 큰 힘을 받게 됐다”고 활짝 웃었다.

김 씨는 “공모전에 한번 작품을 내려면 화선지 수백 장을 버리는데 이번 출품작 역시 300장을 보내고 얻은 작품”이라며 쉽지 않았던 여정을 회상했다.

김 씨는 “이번 수상을 기회로 더욱 열심히 한글서예에 매진해 10년쯤 뒤에는 나만의 서체를 쓰고 싶은 꿈이 생겼다”며 스승과 가족 모두에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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