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 풍경화에서 생각을 읽다
목판 풍경화에서 생각을 읽다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7.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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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노리 내달 19일까지 ‘한국의 목판화-풍경정신’전
전국서 활동 중인 주요 목판 화가들의 대형 작품 선봬
▲ 홍진숙 직 '산방산과 용천수'
▲ 윤여걸 작 '오후 5시 22분 신촌'

자연의 정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던 풍경화는 현대에 들면서 실재의 대상성을 해체시킨 후 관념을 담아내는 개념미술의 길로 들어섰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초상화처럼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그 자리에서 가지고 있던 사색과 반성, 사회와 삶에 대한 시선을 담아내는 방식이다.

갤러리노리(관장 김은중)가 지난 28일부터 오는 19일까지 ‘한국의 목판화-풍경정신’ 전을 열고 있다.

이 자리에는 전국서 활동 중인 도내·외 중요 목판 화가들의 대형작품이 다수 자리한다.

참여 작가는 김 억(‘해남 덕룔산 농산별업, 덕룡산 용혈’), 김준권(‘귀로’), 류연복(‘흐르는 강’), 손기환(‘산수-제주’), 윤여걸(‘오후 5시22분 신촌’), 이윤엽(설치), 이태호(‘붉은 하늘 1-남산터널’), 정비파(‘천왕봉’) 씨다. 제주작가 서인희(‘바람 머물다’), 홍진숙(‘산방산과 용천수’) 씨도 함께한다.

갤러리노리 이명복 디렉터는 “근대이전 화가들은 아름다운 경치를 담아내는 데 몰두했지만 낭만주의자들이 우리 내면의 알레고리로 풍경을 선택했을 때, 인상파 화가들이 풍경이 아닌 빛이나 대기를 그리거나 구조분석의 대상으로 선택했을 때, 표현주의자들이 충동적인 감정을 이입했을 때부터 풍경은 스스로를 반성할 수 있는 기제를 작동시키는 장르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현(再現)이 있던 풍경화의 자리에는 자연이라는 대상물을 해체시킨 추상과 관념이 남아 현대미술의 한 지류로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며 “이후부터 풍경화는 작가의 내밀한 내면의 목소리부터 한 시대상을 통찰하는 정치적인 기제가 되었다. 이번 전시는 풍경화의 그런 스펙트럼을 목판화라는 단일 미디어로 집약해서 제시한다”고 부연했다.

담백하고 집약적으로 주제를 나타는 목판화의 특성이 기획의 취지를 더 부각시킨다.
  
이번 전시는 서울 나무화랑의 김진하 디렉터가 기획을 지원했다. 문의=064-772-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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