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매일이 주관한 ‘다문화가족 청소년기 자녀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글로벌리더 과정’ 행사가 29일 제주관광대학교 관광관 등 도내 일원에서 진행됐다. 부모의 국적이 다른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한국이 아닌, 엄마 또는 아빠의 나라에 대해서도 자긍심을 갖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본사가 기획, 지난해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올해 행사에는 처음으로 참가하는 몽골과 우지베키스탄을 포함, 일본·중국·베트남·태국·네팔·필리핀 등 8개국의 다문화 가족 200여명이 함께했다. 지난해 참가자가 100여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새 ‘규모’가 갑절로 성장한 셈이다.
참가자가 늘어난 만큼 행사도 다채롭고 성황이었다. 바람 때문에 다소 쌀쌀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문화음식 체험 코너들은 ‘색다른’ 음식을 맛볼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북적였다. 면을 볶고, 빵을 굽고, 차를 끓이는 등 분주한 움직임들로 온기가 가득했다.
특히 올해는 펜 르드밀라 주한 우즈베키스탄 대사 부인과 문 아딜 주한 몽골 대사 부인, 뉴페인 우다프 주한 네팔대사관 이등서기관 등이 서울에서 흔쾌히 내도, 자국 출신 다문화가족들을 격려했다. 이들 국가 출신 다문화가족들은 서울서 온 외교관 가족들이 처음 보는 사이임에도 친척을 만난 것처럼 반갑게 맞고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여줬다.
행사 마무리는 전통복장 패션쇼가 장식했다. 아장아장 두 살 배기 아이에서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나이의 꿈나무들이 한국 밖 부모 나라의 전통 의상을 입고 멋을 뽐냈다. 한 편으론 즐거움이었고, 다른 한 편으론 ‘절반의 유전자’에 대한 자긍심으로 읽혀졌다.
패션쇼에서는 화려한 색감의 전통의상을 선보인 우즈베키스탄 팀이 ‘최고상’을 받았지만 참가자 모두가 ‘최고’였을 행사였다고 본다.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부모 가운데 한 사람의 나라에서도 지켜보고 성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모처럼 대사 부인 등 자국의 외교관 가족과 시간을 가진 다문화 가족들은 고무된 모습이었다. 자녀들은 ‘출신 국적’을 넘어선 같은 제주도민, 대한국민으로서 함께 어울리며 공감하는 자리였다. 다문화 시대, 모두가 행복한 제주를 위한 일들이 계속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