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에 대한 재평가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참전 40주년을 맞은 도내 노병들은 정치적 해석과는 관계없이 젊은 날의 정열을 간직하고 있었다.
개천절인 3일 오전 제주시 사라봉 월남참전기념관 소공원에서 가진 '월남참전 40주년 기념 전우 만남의 날' 행사에서 월남참전유공자제주도연합회 김영후 회장은 "3년 전 월남참전기념탑이 건립돼 자랑스러웠다"며 "그러나 국가와 조국을 위해 장렬하게 전사한 전우들과 살아서 돌아온 참전유공자들의 업적과 역사를 몰려줄 수 있도록 이 곳을 월남참전역사관으로 조성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3년 전 월남참전기념탑을 건립하기 위해 앞장섰던 오승환 전 추진위원장은 "당시 제주에서는 1900여 명이 참전해 60여 명이 전사하고, 600여 명이 고엽제 등으로 고생하고 있다"면서 "자식 잃은 부모를 위해, 남편 잃은 아내들을 위해 명예회복은 물론 국가유공자로 예우해야 될 것"이라고 참전용사들의 실상을 전했다.
이들 참전용사들의 안보관은 맥아더 동상 철거문제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제주도전우회 서정택 회장은 이와 관련 "공산화를 막아내고 실질적으로 우리 나라를 살려낸 맥아더의 동상 철거를 주장하는 국민들은 법적으로 구속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도 이와 더불어 "북한공산당의 허리를 잘라 버리는 인천상륙작전을 한민족 통일을 막아버린 반민족 군사작전이며, 연합군총지휘관 맥아더 장군을 통일에 반역자로 비하하며 동상철거를 시도하는 일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참전용사중 한 명인 이성대씨는 당장 국가위기상황이 발생할 경우 "나라를 위해서라면 지금이라도 다시 참전한다"며 "국민 없이 나라가 있을 수 없는 만큼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자식들 또한 반드시 참전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일부 부유층의 병역기피에 대해 "현재 돈과 권력으로 군대를 가지 않는 청년들을 볼 때 사상이 불순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모두가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다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존재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유수호라는 시대가 강요한 대의명분과 '젊은 날의 붉은 피'를 맞바꾼 참전용사들은 여전히 너나 할 것 없이 조국의 방패임을 자임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십자성ㆍ 청룡ㆍ 백마ㆍ 맹호부대 등 참전용사 150여 명이 참여했고, 맹호부대 출신인 양영식 전 통일부 차관은 참전용사유공자와 가족 등을 위해 만세삼창을 제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