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만족과 행정서비스
고객 만족과 행정서비스
  • 제주타임스
  • 승인 2005.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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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기업들의 아이디어 경쟁이 치열하다. 고객 만족 자체를 아예 핵심 이념으로 삼고 있는 기업도 크게 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한 대기업 총수는 최근 자사 전략회의에서 차별화된 고객만족경영만이 살길이라며 고객 관점에서 모든 사업을 재정의하라고 톤을 높여 주목을 받았다.
서울의 한 백화점 업체는 상품 판매의 기능을 벗어나 매장 환경을 고객 중심으로 바꾸고 이벤트 홀까지 만들어 총체적인 생활과 문화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한 이동통신회사는 업무처리절차를 고객지향적으로 구축하는 데서 더 나아가 고객의 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업무에 반영하기 위해 ‘현장체험의 날’을 두고 이 날에는 고객을 만나 의견을 듣는 것을 우선하고 있다.

고객 만족을 위한, 이러한 기업들의 사례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 같은 변화는 공공부문에서도 마찬가지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조차 새로운 행정서비스의 아이디어를 짜내기 위해 이 순간에도 골몰하고 있으며, 실제로 수많은 행정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말 그대로 행정이 곧 서비스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행정의 고객인 주민들의 요구 수준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자치단체도 그 존재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선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함과 함께, 과거 공무원 중심의 행정서비스로는 더 이상 주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는 위기의식이 짙게 깔려 있다.

더군다나 국내 다른 자치단체와 세계 각국의 지방정부, 그리고 민간과도 행정서비스 경쟁을 해야 하는 시대에 행정서비스 질의 고급화는 더욱더 중대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서귀포시는 지난 10년간의 자치 경험을 토대로 지역 실정에 맞는 서비스의 기준과 내용, 제공 방법과 절차, 잘못된 서비스에 대한 시정과 보상조치 등을 구체적으로 담은 행정서비스헌장을 마련,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이를 착실히 고쳐 나가며 실천하고 있다.
예컨대, 전지훈련 팀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비롯해 목재보도시설 개선, 지방세 과오납금 환부방법 개선, 시정소식 문자메시지 송신, 서귀포시민대학 및 생태문화대학, 여성자원활동센터 운영, 외국어 원어민 교사 및 인터넷 수능 강의 종로 e-class 지원 등은 시민들에게서 호응을 얻고 있다.

이 과정에서 행정서비스의 개선뿐만 아니라 지역정책의 차별화는 물론 시민들의 활발한 시정 참여가 이뤄지고, 공무원 스스로도 끊임없는 연찬활동을 통해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긍정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바꿔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 여전히 시민 편의보다 행정 편의를 염두에 두는 경향이 있고, 불필요한 일과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공무원들의 철저한 고객만족 마인드 확립과 더불어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일고 있는 내부 혁신이 뒤따를 때 소기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행정서비스는 시민 곁으로 다가가 고객이 마음에 들 때까지 계속 노력해야 하고, 그 품질을 높이려는 의지와 실천이야말로 자치단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양  광  호 (서귀포시 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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