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수돗물값 年 600억 달한다니…
새는 수돗물값 年 600억 달한다니…
  • 제주매일
  • 승인 2017.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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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도 누수(漏水)로 매년 600억원 상당의 수돗물이 땅속에 버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23일 상하수도본부를 상대로 한 제주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선 상수도 누수 문제가 뜨거운 쟁점이 됐다.

맨 먼저 포문을 연 것은 강연호 의원(바른정당, 표선면)이었다. 강 의원은 “제주지역 상수도 누수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 서울시의 2.4%와 비교하면 무려 17배 이상 많은 41.7%에 이른다”고 꼬집었다.

2015년 환경부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제주의 유수율은 44.5%, 누수율은 41.7%였다. 이에 반해 전국 평균 유수율은 84.3%, 누수율은 10.9%다. 여기서 유수율(有收率)이란 정수장에서 생산하여 공급된 총 송수량 중 요금수입으로 받아들여진 수량의 비율을 말한다.

이를 그대로 대입하면 제주의 경우 상수도를 공급해 요금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전국 평균의 절반에 불과하다. 반면 땅속으로 버려지는 물(누수)은 전국 평균의 4배에 달한다. 이게 바로 제주도 상수도 행정의 현실이다. 강연호 의원은 “수돗물 생산단가 1t당 926원을 기준으로 누수율과 누수량을 통해 버려지는 비용을 추산하면, 연간 600억원 가까이가 땅속으로 스며든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제주도는 상수도 제고사업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유수율을 83%대로 높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계획이 100% 달성된다고 가정하더라도 2015년 전국 평균(84.3%)보다 낮은 수치다. 이는 타 지역에 비해 무려 10년이나 뒤처진 것이다.

이와 관련 답변에 나선 전성태 행정부지사는 “내년에 국비 90억원을 확보하고 지방비 90억원을 포함해 상수도 개선에 우선 18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국 평균 수준으로 유수율을 높이고 누수율을 줄이는 데는 모두 39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도가 계획 중인 내년 상수도 개선 예산은 고작 180억원에 불과하다. 전체 예상 소요액의 5%도 안 되는 금액이다.

고정식 의원(바른정당, 일도2동 갑)이 “국비 타령만 하다보면 앞으로 10년이 넘게 걸린다. 지방채를 마련해서라도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매년 600억원의 돈이 사라진다. 400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하고 몇 년이 지나면 본전을 뽑을 수 있다”는 고 의원의 말 속에 나름대로의 해법이 담겨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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