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처럼 긴 연휴를 맞이해서 어릴 때부터 성장하고 자랐던 제주도에 오게 되었다. 현재 1년 남짓 다른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는 터라, 그 새 제주는 빠르게 바뀌어 있음을 체감하였다. 특히 최근 30년만에 개편했다는 대중교통 체계에 대해 느낀 점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제주시에서 중학교에 재학 중이던 시절, 학교와 학원을 주로 버스를 이용하였는데 길어야 10분 정도면 같은 노선의 버스가 왔기에 한 번 놓쳐도 그리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더욱이 전자교통서비스를 통해 버스가 현재 어디에 있으며, 예상 도착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반면 전자기기에 익숙지 못한 어르신들은 운전기사에게 행선지를 확인하고 탑승하셨다. 하지만 대부분의 운전기사분들의 무뚝뚝하게 대답해 어르신들은 당당히 물어보지도 못하고 주변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봐서 타는 경우가 허다했다.
육지에 있으면서도 새롭게 바뀌는 교통시스템에 대한 얘기를 접할 수 있어 나름 기대가 컸는데, 정작 와서 보니 일부 급행노선의 배차시간은 지선버스의 배차시간에 비해 짧게 운영되는 반면 직통버스가 없어져서 오히려 버스를 몇 차례 환승하거나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을 느꼈다.
특히 예전에 늘 이용했던 버스의 노선이 달라져 기사 분에게 노선 변경 사항에 대해 여쭤보았지만, 도리어 ‘그걸 모르고 타면 어떡하냐’는 식의 면박을 받았다. 그냥 죄송하다는 말을 하며 자리에 앉았지만 머릿속은 온통 나와 예전의 어르신들의 모습이 교차돼 복잡 미묘한 심경이었다.
이참에 나는 조금이나마 교통시스템을 개선해 나가는데 작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 불편했던 내용을 전달하고자 시청 대중교통과에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담당공무원은 해명과 해결방안은커녕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였다. 내가 기대했던 대답은 단순히 미안하다는 소리가 아니라 민원 내용을 충분히 검토해서 앞으로 시스템을 수정 개선해 나가는데 노력하겠다는 답변이었는데 말이다.
이번 연휴가 제주와의 마지막 인연이 아닌, 떼려야 뗄 수 없는 제주이기에 건의된 문제점들이 개선돼 대중교통으로 빠르고 편하게 다닐 수 있는 제주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전라북도 상산고등학교 1학년 강동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