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道政, 현안 갈등관리 주력해야
원희룡 道政, 현안 갈등관리 주력해야
  • 제주매일
  • 승인 2017.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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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희룡 제주지사의 행보를 놓고 ‘선거용이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되는 등 말들이 많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의 견제구적 성격도 있으나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이 같은 논란은 근래 들어 원 지사의 ‘마을투어’가 급증한데서 비롯됐다. 제주도의회 이상봉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2017년 9월말 기준 마을투어를 15회 실시했는데, 2015년과 2016년에 비해 2~3배 늘었다”며 “이는 선거용,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그동안 읍·면 위주로 실시하다가 최근에 와서 서귀포시 동지역에 마을투어를 추진한 것 또한 선거를 앞둔 행태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강경식 의원(무소속)도 “마을투어를 운영하는 것은 좋지만 임기 막판의 선거운동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임기 초반과는 달리 임기 말에 와서 동문회나 종친회 행사에도 많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실력으로 승부해야 하는데 과거 도지사처럼 ‘제삿집’을 찾아다니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지적이었다.

원 도정이 ‘협치(協治)’를 강조하지만, 정작 협치의 상징인 각종 위원회 회의는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원철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원희룡 도정의 조정협의회는 전임 도정보다 결코 나아진 것이 없다. 쓰레기 문제를 비롯해 대중교통과 행복주택, 제2공항 및 제주해군기지 갈등 등 도내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는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며 “조정협의회 안건 대다수가 명예도민증 수여대상자 추천 심의 등에 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물론 이런 도의원들의 지적 속엔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 유력 주자인 원 지사를 견제하려는 심리가 다분히 깔려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과연 원 도정이 갈등을 빚고 있는 지역의 주요 당면현안 해결을 위해 얼마나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는가에 대해선 의문의 여지가 많다.

예컨대 강정마을은 현재 ‘구상권 철회’ 및 최근 불거진 해군 측의 ‘불법 감시’ 등으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그것은 제2공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애써 피한다고 문제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면으로 부딪치는 정공법을 써야 한다. 때론 결과보다 성심(誠心)을 다한 과정이 중요할 수도 있다. 원희룡 제주도정이 심기일전, 좀 더 담대한 행보에 나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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