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벤츠구급차’ 20만㎞ 이내 운행 ‘전량 폐차’
제주 ‘벤츠구급차’ 20만㎞ 이내 운행 ‘전량 폐차’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7.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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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사용연한 도래…1대당 1억 5000만원
진선미 의원 “무작정 도입 혈세 낭비” 비판

이명박 정부 초기에 도입을 추진했던 벤츠 구급차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전량 폐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에서도 구입된 벤츠 구급차 총 3대가 평균 4년 9개월을 활동한 뒤 모두 폐차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강동갑)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지난 2008년부터 224억을 들여 벤츠구급차를 총 142대 구입해 일선소방서에 배치했지만, 올해 8월을 기점으로 전량 폐기됐다.

소방장비 표준규격 및 내용연수에 관한 규정에 따른 12만km도 운행하지 못하고 폐차된 벤츠 구급차는 17대(12%)이고, 10만km 미만으로 운행한 것도 9대(6.3%)지만 5년이 경과했다는 이유로 폐차됐다.

벤츠구급차의 구입단가는 1대에 약 1억 5000만원으로 일반구급차 구입단가보다 2배 비싸다. 수리비용 또한 일반구급차 1대 1년 수리비용이 109만원의 비해, 360만원으로 3.5배가량 비싸다. 유지관리비용이 훨씬 많이 든 것이다.

제주의 경우 3대의 벤츠구급차를 구입하는데 총 5억 8727여만원이 소요됐으며, 1대는 10~15만km, 나머지 두대는 20만km를 운행한 뒤 폐차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제주에서 구입한 벤츠구급차는 2013~2016년까지 23번의 수리를 받았으며, 총 2524여만원의 수리 비용이 들었다.

진선미 의원은 “벤츠구급차를 도입한 이유는 원격화상진료장비 때문인데 실제 이용률이 매우 저조하다”며 “활용도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무작정 도입한 결과 혈세만 낭비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고가의 소방장비를 도입할 때는 국내 소방환경의 여건과 실제 활용성 등을 면밀히 검토한 이후에 도입여부를 결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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