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고비에서 해녀 할망이 주는 진한 위로
삶의 고비에서 해녀 할망이 주는 진한 위로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7.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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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유용예씨 ‘할망바다’전
22일까지 서귀포문화빳데리충전소

‘13살, 나는 처음 바다를 보았다. 나지막한 언덕을 넘자 푸른빛의 기적. 그 앞에서 나는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다. 13살, 해녀 할망은 바다 속으로 처음 들었다. 바라만 보아도 먹먹한 바다에서 삶은 고됐지만 섬을 떠날 수 없었다. 그리운 바다를 헤매던 나는 제주 남단의 낮은 섬 가파도를 찾았다. 가파도 하동 포구에서 검푸른 바다를 눈에 가득 담은 해녀 할망과 마주쳤다. 그 밤 할망은 살아온 삶과 바다 속의 내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정작 내 삶은 고해하지 못했다. 할망은 나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살암시민 다 살아진다.’

사진가 유용예씨가 지난 8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서귀포문화빳데리충전소(서귀포시 중정로 76)에서 ‘할망바다’ 전을 열고 있다.

삶의 고비마다 바다를 찾았던 그는 가파도에서 만난 해녀 할망의 이야기에서 진한 위로와 희망을 얻었다. 이후 한 손에는 테왁을 다른 한 손에는 카메라를 들고 제주 남단 낮은 섬 가파도에서 해녀 할망들을 따라 다녔다.

전시명이기도 한 ‘할망바다’는 나이 든 해녀들이 물질하는 얕은 바다를 부르는 말이다. 인간과 자연이 만나는 가파도의 ‘할망바다’에는 삶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인내와 용기로 버텨 온 해녀들의 근성은 아름다운 여러 컷의 사진으로 탄생했다.

유용예는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후 디자이너로 재직했다. 2015년에는 ‘공익적 사진집단 꿈꽃팩토리’와 함께 다양한 사진 작업에 참여했다. 같은 해 전주국제사진전에서 첫 개인전 ‘할망바다’를 시작으로, 류가헌 ‘쁘리벳(Привет)’(2015), 서울사진축제 ‘Find Your Seoul’(2015) 등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관람시간은 수~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다. 문의=064-738-5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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