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에서 납 성분이 다량 검출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소비자들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업계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는 가운데 김치를 비롯한 음식점 제공메뉴에 대한 원산지표시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중국산 납 김치 파동으로 가장 타격을 입은 곳은 아무래도 식당가다. 사업상 외식이 잦다는 건설업계 강모씨는 “납 검출 뉴스를 접한 뒤 식당에 가도 김치는 잘 안 먹게 된다”며 찜찜해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산김치를 담그는 식당에선 일일이 손님들에게 해명해야 하는 등 본의 아니게 번거러움을 겪고 있다.
반면 국산 채소류는 호재를 만났다. 지난 28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배추와 무의 경매가는 지난 5년간 평균가격보다 각각 38%, 43% 올랐다. 중국산 납 김치에 대한 우려로 직접 김치를 담그려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음식점 메뉴판 원산지표시 범국민운동’이 전개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강원도와 농협강원지역본부는 지난 26일 전국 최초로 ‘메뉴판 원산지표시제 범국민운동 선포식’을 가졌다.
육류는 물론 쌀, 김치까지 포함하는 이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경우 우리농산물 소비확대에 큰 파급영향을 가져와 농업인의 소득증대는 물론 소비자들의 권익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치업계도 음식점 원산지표시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도내 한 김치제조업 관계자는 “최근에 국산 김치가 맞는지 물어보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고 전제한 뒤 “일부 식당에서 중국산 김치를 쓰면서도 국산이라고 바꿔 말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볼 때 메뉴판 원산지표시제가 필요하나 법으로 의무화하지 않는 이상 효과에는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