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공간 용역근로자도 못 챙긴 고용센터
같은 공간 용역근로자도 못 챙긴 고용센터
  • 제주매일
  • 승인 201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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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용역근로자 처우의 적극적 개선을 공언했다. 원 지사는 22일 제주고용센터를 방문, 용역근로자들과 도시락 오찬을 함께하며 “그동안 고용센터 내 시설을 둘러보면서도 실제로 일하시는 분들의 근로 환경을 살피지 못했다”며 “현재 도에서 파견 용역근로자의 실태를 파악 중이며, 이를 토대로 근무 여건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비원은 “경비실에 에어컨이 없고 각 사무실마다 냉기가 샐까봐 문을 닫아 여름철 근무가 힘들다”고 호소했다. 미화직원은 “매일 오전 7시부터 근무를 하다보면 땀을 많이 흘리는데 샤워를 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원 지사는 경비실 환경 개선과 샤워실 마련을 약속했다. 또한 고용센터는 대회의실 주변을 리모델링, 용역근로자 휴게실을 제공할 예정이다.

고용센터는 또 채용인원·임금수준·근무 환경 등 도내 파견직 용역근로자 근무 여건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뒤늦게나마 고용센터 내 용역근로자의 애로를 듣고 해결에 나선 것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기나긴 여름이 다지나간 가을에야 에어컨 설치를 얘기하고 샤워실 마련을 약속하는 ‘웃픈(우스우면서 슬픈)’ 현실에 대한 반성은 필요하다고 본다. 고용센터내 용역근로자들의 애로사항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닐진 데 지금껏 방치돼 왔기 때문이다.

아니 모른 척 해온 공무원들을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매입하고 ‘주인’이 된 지도 1년 하고도 반이 넘었다. 그곳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냉방기를 가동하면서 냉기가 빠져나갈까봐 문을 닫는 바람에 경비실은 찜통에 시달려야 했다는 사실에 일종의 ‘분노’마저 인다.

같은 공간의 용역근로자, ‘을 가운데 을’도 못챙기면서 무슨 복지와 고용을 말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을 계기로 보여지는, 느껴지는 고용복지 행정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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