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상은 이윤영 감독 ‘여자답게 싸워라’


제18회 제주여성영화제(조직위원장 김영순)가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6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요망진 당선작’ 시상과 폐막작 ‘어폴로지’ 상영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올해부터 경쟁공모로 전환된 단편 경선 ‘요망진 당선작’으로는 강유가람 감독의 ‘시국페미’(40분)가 요망진 작품상을 받았다. 요망진 관객상은 이윤영 감독의 ‘여자답게 싸워라’(33분)가 차지했다.
지난 6~7월 예선과 이번 영화제 기간 본선 경연을 거쳐 192개 작품 중 최고로 선정된 ‘시국페미’는 광장에서 여성 혐오에 맞서는 페미니스트들을 조명했다.
심사위원단은 시국페미가 ‘여성을 주제로 우리 사회에 가장 동시대적이고 의미 있는 화두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는 이번 심사의 기준을 가장 만족시킨 영화라고 평가했다.
‘시국페미’는 시민들이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나온 촛불 시위 광장에서조차 여성을 비하·혐오하거나 외모에 대한 평가를 던지는 우리 사회에 일침을 가하며, 약자들을 위한 모두의 민주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진보를 지향하지만 실상은 가부장적인 문화를 향유하는 진보진영에 대해서도 따끔한 성찰을 요구한다.
강유가람은 ‘문화기획집단 영희야 놀자’를 창립하고 ‘왕자가 된 소녀들'의 조연출·배급 프로듀서로 활동했다. ‘모래’(2011)를 연출했고, ‘자, 이제 댄스타임’(2013)을 공동 제작하며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용산 미군 기지촌으로 성장한 이태원에서 살아온 여성들의 삶을 다룬 ‘이태원’(2016)을 연출했다. 공간의 변화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을 기록하는 데 관심이 많다.
요망진 관객상에 선정된 이윤영 감독의 ‘여자답게 싸워라’는 주인공 윤영이 그간 혐오해왔던 자신의 여성성을 받아들이고 응용해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화병이 난 주인공 윤영은 싸우기 위해 주짓수를 배우지만 불타는 투지와는 다르게 ‘여자라서’ 선천적으로 나약하다는 자기혐오를 멈추 수 없다. 급기야 윤영은 자신의 여성성을 받아들이기 위해 국내 유일의 여성 주짓수 블랙벨트 이희진을 찾아간다.
이들에게는 각각 100만원과 50만원의 상금과 상패가 주어졌다.
(사)제주여민회(공동대표 이경선, 김영순)가 주관한 올해 제주여성영화제는 ‘여성이 춤출 수 있는 세상’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영화제에서는 올해부터 경쟁공모로 뽑힌 ‘요망진 당선작’ 본선 진출작 10편을 포함해 모두 40편이 상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