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제주살이 ‘가슴에 녹아든’ 제주 숲
17년 제주살이 ‘가슴에 녹아든’ 제주 숲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7.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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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품창 개인전 '어울림의 공간-제주환상'
20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 김품창 작 '어울림의 공간-제주환상'

캔버스 위 저 곳은 하늘인가 바다인가. 구름도 있고 고래도 있다. 아이들은 머리를 휘날리며 뜀박질을 한다. 산 중턱에서는 포클레인이 땅을 파고, 나무는 눈을 감았다.

중견작가 김품창씨가 오는 20일부터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어울림의 공간-제주환상’을 타이틀로 개인전을 연다.

‘제주 숲을 담다’를 부제로 내건 이번 전시회에서 김 작가는 제주 사계절의 풍광을 동심으로 그려 펼쳐놓았다. 주로 한지에 아크릴 물감을 썼다.

강원도 영월생인 김품창 작가는 2001년 여름, 담담하고 메마른 서울도심을 버리고 자신만의 창작 공간을 찾아 제주로 스며들었다. 큰 딸과 동화작가인 아내 장수명씨와 함께 였다.

처음 만난 제주는 그에게 무척이나 이질적이고 생소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제주의 독특한 자연 환경은 신비로움으로 자리했다. 2004년 ‘어울림의 공간’, 2009년 ‘어울림의 공간-제주환상’ 등 10여 차례 개인전이 이렇게 이어졌다.

그의 캔버스에는 한라산과 바다, 밤하늘, 별, 해녀, 고래, 문어, 갈매기, 소라, 인어, 외계인, 야자수, 귤나무가 등장한다. 동화적인 판타지의 모습을 띄고서 말이다. 이것은 그가 그림을 그릴 때 사실적인 표현보다 그의 사유를 더 중요시 한다는 의미다. 그는 하늘과 땅, 바다의 구별을 두지 않는다. 표현된 모든 생명체들은 각각의 개성과 삶의 순리를 안고 제각각 살아갈 뿐이다.

이번 전시에서도 그는 작가노트를 통해 “나의 그림에서는 모두가 서로의 존재가치를 인정하고 평화와 공존, 사랑과 소통을 이야기한다”고 적었다.

특히 이번 개인전에는 제주의 숲을 더 깊이 다뤘다. 오랜 시간 형성된 숲(곶자왈)에서 그는 끝없는 자유를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나무에 눈을 그려 넣기 시작했다. 돌에도 숲속에도 눈을 그려 넣었다.

제주의 허파라 불리는 숨골, 곶자왈, 오름 등 제주의 사계가 삭막한 서울 전시장에 제주의 가을 바람을 안고 한가득 펼쳐진다. 전시는 오는 29일까지다. 문의=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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