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22.9명·고교 32.2명 ‘전국 최상위’…“교원 수 문제 직결돼 난해”

전국에서도 한 반 학생 수가 많기로 유명한 제주지역 교육 여건이 당분간 개선되지 않을 전망이다.
13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2017~2022년도 초·중·고·특수학교 중기학생 배치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전국 최상위권에 꼽히는 급당 학생수 감축 조치는 나오지 않았다.
도교육청은 이날 도내 학령인구 및 학생 수 변화추이와 교원 수급, 교육시설 등 교육여건을 반영해 중기학생 배치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중기학생 계획은 2018학년도를 기준으로 향후 5년간 학생 수와 학급 수 예측 결과를 담고 있다.
배치계획에 따르면 저 출산에 따른 지속적인 학령인구 감소로 전국적으로 학생 수가 감소추세에 있으나, 제주의 경우 초등학생은 도외 유입인구 등으로 2017년 3만8901명에서 2022년 4만2210명으로 3300여명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중학생은 2017년 1만9603명에서 2019년 1만9090명으로 감소하다, 황금돼지띠인 2007년생이 입학하는 2020년부터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고등학생은 2017년 2만2422명에서 2022년 1만8689명으로 계속 감소세를 이어간다.
도교육청은 이 같은 학생 수 전망치를 바탕으로 급당 학생 수 감축 등 매해 교육환경 조성 정책을 수립하게 된다.
그러나 이날 발표에서는 전국에서 ‘콩나물시루’ 교실로 유명한 제주지역 중요 현안에 대한 개선안은 발표되지 않았다.
한국교육개발원 통계에 따르면 제주지역 급당 학생수는 유치원이 1위(22.9명), 고등학교 2위(32.2명), 중학교는 4위(28.4명)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다. 특히 이주민 유입과 택지개발지구 대단지 아파트 건설이 많은 지역에서는 실제 급당 학생 수가 제주지역 평균치를 월등히 초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영평초의 경우 4~5학년 급당 학생 수는 15명이지만, 1학년은 29명이다. 오라초 1학년은 31.3명, 신광초 4학년은 30명, 도남초 5학년은 30명, 동초와 서초도 1학년이 각각 30명에 이르고 있다.
2015 개정교육과정 적용과 2019학년도 고입 선발고사 폐지 등으로 학생들의 수업 참여가 늘고, 교사 평가의 비중도 커지는 만큼 반 학생 수가 줄어야 하지만 개선 계획은 묘연하다.
현재 학급당 학생 수는 학교급과 지역을 기준으로 지역 교육청이 자체적으로 정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급 학생 수가 교육의 질을 나타내는 중요한 기준이라 교육청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교원 수 문제와 직결돼 쉽게 전향적인 개선책을 도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