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을 지키는 깐깐한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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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수연
  • 승인 2017.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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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바이러스 소시지 파문
국민들 ‘케미포비아’ 확산
최근엔 발암물질 생리대 ‘충격’

국가 장기간 여성건강에 무관심
생리대 가격도 너무 올라
‘나라다운 나라’ 국민건강이 우선

 

지난해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이어 최근 살충제 계란·간염 바이러스 소시지 파문 등 먹거리 안전 비상에 이어 유해물질 검출 생리대 등이 확인되며 화학제품에 대한 공포를 뜻하는 '케미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다. 생활 속에서 간편하게 사용하는 화학물질들이 발암성, 기형성 유발, 내분비 장해로 인한 생식력 저하 등 사람과 생태계까지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언론의 보도가 많이 있었지만 국민들은 아직도 선택의 기준 없이 광고나 행사하는 제품 위주로 제품을 선택하고 있다.

한 대학 연구진이 시중 생리대를 수거해 안전성 검사를 실시한 결과 발암물질로 알려진 휘발성유기화합물(TVOCs) 등 유해물질 22종이 전 제품에서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깨끗한나라’의 릴리안 생리대는 유해성 논란이 시험군 중 가장 많은 양의 TVOCs가 검출됐다.

릴리안 제품을 쓰고 부작용을 겪었다는 사례들이 SNS를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이들 사용자가 주축이 돼 깨끗한 나라를 대상으로 한 집단소송 움직임까지 이어지며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깨끗한 나라는 전 제품 환불에 이어 생산 및 판매 중단이란 결단을 내리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에게 부도덕한 기업 불량한 나라로 낙인찍혔다.

이미 15년 전 여성단체가 일회용 생리대에서 환경호르몬 등 유해물질이 발생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모든 성분에 대해 검증을 요구했지만 정부가 이에 대해 응답하기 시작한 건 겨우 지난해부터다. 정부가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대처했다면 지금의 생리대 역습사태는 겪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생리대 관련 여러 가지 문제점이 제기돼 왔다. 지난해는 저소득층 여학생들이 비싼 값 때문에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수건이나 심지어는 신발 깔창까지 이용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여자라면 누구나 겪는 그날이 왔지만 만만찮은 가격 때문에 생리대를 구입치 못하는 저소득층 소녀들에게 그날은 괴롭고 고달픈 날이 되었을 것이다. 이번에 논란이 된 생리대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서 저소득층에 많이 제공되었다니 더 안타까운 노릇이다.

여성의 건강을 위협하는 또 하나의 주범으로 부상한 생리대 위험은 화학물질들이 인체에 위험을 야기하는 요인이라고 추정하는 보도 가운데, 여성이 평균 40여 년 간 사용해야 하는 생리대 및 관련제품 성분에 대한 정부의 감시는 물론 유해성분의 적정 최저 기준치조차도 없다는 것은 여성건강에 대해서 얼마나 무심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인체 유해성 논란을 빚는 생리대 가격이 최근 7년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2배가량 높이 뛴 것으로 드러났다. 가격 상승률도 다른 품목보다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7월 대비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는 13.2%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생리대는 26.3% 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의 2배 수준으로 가격이 오른 것이다.

비싼 가격에도 소비자들은 안전에 대한 보장도 못 받고 있는 현실이다. 정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다.

그러나 요즘 들어 계속 터지는 가습기 살균제나 살충제 달걀, 생리대 문제는 그 어느 적폐보다도 국민들을 더 불안하게 하는 부분이다. 국민건강과 밀접한 문제들에 대해 철저한 규제와 정보공개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빨리 회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새 정부가 주장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국민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 우선시 돼야 할 것이다.

여자는 보통 40년 동안 월경을 한다. 40년간 1만1000개의 생리대를 착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생리대는 여성의 건강과 매우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다.

이렇게 여성들 건강에 중요한 생리대를 선택할 때 브랜드와 가격 등에 현혹되지 말고 쓰던 걸 계속 써야한다는 선입견도 버리자. 오로지 내 몸을 위해서 올바른 선택을 하자. 조금의 시간을 투자해서 생리대의 정보를 꼼꼼하게 살펴본다면 건강을 지키는 현명한 여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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