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날레(Biennale)는 주기적으로 열리는 국제미술전시회를 말한다.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를 비롯 미국의 휘트니 비엔날레, 브라질의 상파울루 비엔날레가 세계 3대 비엔날레로 꼽힌다. 우리나라에선 지난 1995년 시작된 광주 비엔날레를 효시로 본다.
‘2017 제주비엔날레’가 9월 2일부터 12월 3일까지 3개월간 진행된다. 제주자치도 주최, 제주도립미술관 주관으로 올해 처음 열리는 제주비엔날레에는 단일 문화행사론 최대 규모인 15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김준기 도립미술관장이 지난해 부임과 함께 발표한 핵심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당시 김 관장은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충실하겠다”며 “제주사회와 제주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끼쳐 온 ‘관광(Tourism)’의 역사와 현실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예술제로 만들겠다”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제주비엔날레에는 세계 15개국에서 70인(팀)이 참여할 예정이다.
그러나 채 시작도 하기 전에 이번 비엔날레를 둘러싸고 말들이 무성하다. ‘국제미술전’이라 하기엔 운영 전반이 너무 주먹구구식이란 게 비판의 요지다. 개막을 코앞에 두고도 비엔날레 측과 작품 계약서조차 작성하지 않은 작가들이 있는가 하면, 작품비를 전액 받은 작가와 재료비만 일부 받고 작업에 들어간 작가들도 다수다.
비엔날레 개막을 불과 두 달 앞둔 7월에야 합류했다는 모 작가는 주제에 관해 사유하고 작업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행사 종료 후 작품을 어디로 옮겨갈 것인지에 대해선 대부분의 작가가 모르고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홍보는 비엔날레의 성패를 가름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인데도 거의 전무한 상태다. 홍보대사(가수 보아) 기용과 발표도 이달 29일에야 뒤늦게 이뤄졌고, 비엔날레 주요 섹션 중 ‘투어’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홍보 앱 ‘스마트 투어’는 개막 이틀 전까지도 완성되지 않았다. 도립미술관 측은 비엔날레 개막 하루 전인 1일 중앙언론사와 평론가들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팸투어에 나선다고 밝혔으나 대도민 홍보는 지금까지도 손을 놓은 상태다.
어떤 축제이든 성공의 관건은 지역주민과의 공감대 형성이다. 그런데 제주비엔날레에 대해 정작 도민들은 도통 아는 바가 없으니, 15억원이란 혈세를 투입한 비엔날레가 ‘그들만의 축제’로 끝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