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육을 위한 생각
행복한 교육을 위한 생각
  • 김광수
  • 승인 2017.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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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아닌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자
절대평가로 학생들 자긍심도 고취

제법 가을의 전령사들이 생활 속까지 스며드는 계절인데도 현행 학교 교육제도에 대한 논란의 경계는 아직도 구분이 안 된다. 한 번의 선택이 ‘대학의 급’을 정하고 ‘인생의 급’을 결정짓는 제도 속에서 해마다 대학입시제도가 바뀌고 신입생 선발 방법은 셀 수 없을 만큼 복잡하다.

수능에 대한 절대평가로의 전환도 쉽지 않아서 발표를 미룬 모양이다. 특목고와 일반고의 신입생 선발 전·후기 통합은 그래도 반가운 소식일까? 과연 행복한 교육시대는 올 것인가?

바람직한 교실 수업의 출발은 평가에서 시작된다. 평가는 교사의 반성자료일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 상태를 알려주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교사나 학생이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교사는 수업 내용의 성취보다는 학생 개개인의 등급을 내고 줄을 세우는 점을 고려하여 평가하고, 학생들은 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다른 선생님이나 학원을 찾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절대평가’ 환경이 조성되면 교사들은 적극적으로 서술형 평가를 하려 할 것이다. 새롭게 화제가 되고 있는 고교학점제도 절대평가, 즉 목표지향평가 체제가 돼야 실현가능한 제도다. 절대평가 체제가 되면 교사는 줄 세울 필요가 없기 때문에 수업내용을 평가하여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신뢰를 얻고 나아가 교권이 확립되며 존경받는 선생님이 된다.

요즘 들어 학생 수는 줄어드는데 교사 수는 늘어난다고 말들이 많다. 만일 학생 수가 줄어드는 만큼 교사수를 줄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결론부터 말하면 교육 후진국이 된다. 지금 35명 전후인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정도로 낮출 수 있다면 교실에서 맞춤형 수업이 가능하고 기초자부터 영재까지의 수업도 가능해 진다.

따라서 교사수를 줄일 생각을 하지 말고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일 생각을 해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은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성장을 학습할 수 있을 것이다.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일은 결코 소모적 투자가 아님은 교육선진국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학업에 지쳐서인지 우리 아이들은 국가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가 생각보다 낮아 보인다. 상품과 문화를 동시에 수출하는 나라, 인구 5000만 명으로 다양한 산업을 동시에 발전시킨 나라, 한류로 통칭되는 매력 있는 나라, 한강의 기적을 이룬 나라, 드라마 하나로 중국대륙을 흔들었으며 한국어를 가르치는 해외 대학이 1200곳에 가깝고 세종학당이 54개국에 진출한 국가임에도 그렇다.

세계한류학회 주최 한류에세이 콘테스트에서 팔레스타인 소녀 마이사 사미르는 우리나라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살아가는 데에는 2가지 방법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하나는 기적이 없다는 믿음, 다른 하나는 모든 순간이 다 기적이라는 믿음입니다. 후자의 방식으로 살기로 결정했어요. 한국 드라마는 우리 삶에서 만나는 놀라운 기적입니다. …인구의 절반은 순교자이고 또 절반은 난민으로 여기는 팔레스타인에서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친 한국 드라마는 제 마음을 가득 메웠고, 다른 사람을 존경하고, 다른 사람의 허물을 용서하는 방식을 배웠습니다.”

우리가 잘 가르치지 못한 것들, 존경과 용서를 그 소녀는 마음속으로 읽고 있다. 우리 아이들 스스로도 이처럼 느끼며 국가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바로 교육 여건 개선이다. 그 시작은 교실 당 학생 수를 줄이고 평가의 방법을 고쳐서 선생님들을 신뢰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학생들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교육하는 것이리라.

25명 정도의 학생들과 함께 맞춤형 수업을 하고 절대평가를 실시하여 조금이라도 서열이나 등급 중심의 평가에서 해방시켜 자긍심을 심어주는 일이다. 매일 새로운 제도나 정책 그리고 여러 가지 주장을 읽고 듣지만 과감한 변화는 보이지 않아서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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