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첨단과학기술단지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자연환경 보전 원칙 준수가 필요하다는 분석은 새겨들을 만 하다.
이런 분석은 최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내놓은 것으로, 한은 제주본부는 전통적인 산업기반이나 학술연구기관 등의 배경 없이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한 관광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지면서 과학기술단지 개발이 추진된 프랑스 남동부의 ‘소피아 앙티폴리’ 사례를 조사 연구해 이 같이 밝혔다.
도내에서는 제주국제자유도시 선도프로젝트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는 첨단과학기술단지가 이미 지난 6월 착공돼 공사가 이뤄지고 있거니와, 이런 시점에서 환경보전 원칙 준수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시의 적절한 일이다.
그러니까 자칫 개발이익만을 고려해 난개발로 흐르기 쉬운 개발사업으로 소중한 제주의 자연환경이 훼손되거나 파괴되는 일을 막자는 것이다.
한은은 이 연구자료에서 소피아 앙티폴리는 전원도시 건설을 위해 개발초기에 ‘전체 개발지역의 3분의 1 개발, 3분의 2 보전’이라는 개발 원칙을 제정, 이를 철저히 준수함으로써 자연친화적인 도시건설에 성공했고 과학기술단지의 장기적 발전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물론 개발과 보전의 문제는 관광개발이 시작된 이래 지난 30여 년간의 해묵은 과제로 어떻게 보면 진부한 문제 제기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과거의 문제만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논쟁거리를 제공하는 현재 진행형이자 미래의 문제이기도 하므로 프랑스 한 작은 도시의 사례는 충분히 참고할 가치가 있다.
특히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의 경우 하천주변 10미터 이내 지역을 환경보전 구역으로 지정하고 있으나 앙티폴리 같은 ‘개발의 대원칙’은 마련돼 있지 않다니 더욱 그렇다. 제주국제자유도시도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개발 철학을 확립할 때 제대로운 자유도시가 이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