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범자들’ 최승호 감독
어제 제주MBC 출연 강조

제주를 포함한 전국 KBS와 MBC 기자들이 전 정권과 친정관계에 있었던 경영진의 퇴진을 주장하며 제작거부 등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영화 ‘공범자들’의 최승호 감독(前 MBC PD)이 28일 제주MBC ‘라디오 제주시대’(제작·진행 윤상범, 구성 김영나 작가)에 출연해 공영방송의 역할을 재차 강조했다.
영화 ‘공범자들’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간 공영방송의 추락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방송을 망친 주범과 그들과 손잡은 공범자들이 국민을 어떻게 기만했는지 그 과정과 실체를 생생하게 조명했다. 지난 17일 개봉 후 12일 만에 15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날 라디오 제주시대에 출연한 최승호 감독은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기록을 남겨 많은 분들이 공영방송의 현실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다”며 “촛불집회 이후 나라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서 상영관을 마련하는 것이 과거보다는 수월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최 감독은 “공영방송이 망가지면서 천안함·세월호와 같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정부의 발표만 받아쓰다보니 국민들이 사실을 사실로 믿지 않는 현상이 벌어졌다”며 “공영방송이 제자리를 찾아야 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우리 사회에는 민영·사영방송들도 있지만 이들의 지배구조는 공정방송을 오래 유지하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에 결국은 공영방송이 공정한 방송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29일부터 제주를 포함한 KBS와 MBC 기자들이 순차적으로 제작거부에 들어간다.
KBS전국기자협회와 KBS전국촬영기자협회, KBS기자협회는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고대영 사장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29시 0시부터 전면 제작거부에 돌입한다.
앞서 KBS전국기자협회와 KBS전국촬영기자협회는 협회원을 대상으로 찬반 투표를 벌여 투표자의 87.1%의 찬성으로 제작거부를 결의했다.
KBS 관계자는 “국민들이 낸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지만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정부에 불리한 기사를 빼라고 요구할 만큼 무력했다”며 “이것이 고대영 사장 체제의 KBS였다”고 비판했다.
KBS전국기자협회와 KBS전국촬영기자협회는 제작거부 첫 일정으로 29일 오후 3시 KBS대전총국 앞에서 출정식과 최순실 보도 파문을 낳은 정지환 대전총국장의 퇴진 요구집회를 연다. 30일부터는 KBS PD들도 제작거부에 들어가며, 31일에는 전국의 KBS 기자·PD가 여의도 본사에 모여 사장 퇴진을 외칠 예정이다.
MBC는 오는 9월 4일 파업을 예고했다. 29일까지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MBC는 28일 제주 등 전국 소속 기자 246명의 이름으로 발표한 기자선언문에서 “우리는 퇴보한 MBC의 공정보도와 방송독립 쟁취를 위해 모든 정의로운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투쟁에 나서겠다”며 고영주 MBC 이사장과 김장겸 MBC 사장의 퇴진을 강력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