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차시각 부정확해 일부 승객들 지각하기도
노선별 편의 차이…이틀간 불편신고 276건

제주 대중교통 체계가 30년 만에 전면 개편 되면서 익숙치 않은 노선과 도로 변화로 대부분의 도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오늘(28일) 시행 첫 월요일(평일)을 맞았다.
이른 시간부터 정류장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직장인들과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혹시나 새롭게 바뀐 노선에 버스를 잘 못 타지는 않을까 싶어 스마트폰으로 노선을 검색하거나 정류장에 붙여진 노선표를 확인하는 시민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우선 학생들은 스마트폰 어플을 이용하거나 학교에서 일괄적으로 나눠준 포켓북을 참고한 탓에 평소처럼 큰 불편을 겪지는 않았지만, 노선 구간과 거주 지역 등의 차이로 일부 차이가 나타났다.
이날 아침 7시경 360번 버스에서 만난 장윤선(남녕고3)양은 “새로 노선이 바뀌어 익숙친 않지만 어플을 활용했다”며 “노선도 예전 버스 노선과 크게 다르지 않아 통학시간도 같아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다른 버스(310번 버스)에서 만난 국선호(제주일고1)군은 “학교에서 나눠준 버스 안내도 책자를 참고했다”며 “특히 학교로 가는 버스가 많아지고, 배치시간도 짧아져 집에서 조금 늦게 나와도 되는 점은 장점”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제주시청에서 제주대학교 구간은 대학교 학생들과 출근길 직장인까지 몰리면서 ‘콩나물 버스’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지각을 코앞에 두고도 버스들을 떠나보내야 했다.
김민지·오서연 양(신성여중2)은 “앞으로도 30분은 기다려야 학교로 향하는 버스가 온다”며 “시스템은 좋아진 것 같지만, 평소보다 10분이나 일찍 나왔는데 지각”이라고 허탈해했다.
또 대정에서 매일 버스를 타고 등교하는 오모(오현고1)군도 버스 시간이 부정확해지고 도착 시간까지 늦어지자 결국 버스에서 내려 택시행을 택했다. 오군은 “선생님께 혼이 나게 생겼다”며 “버스가 정확한 시간에 도착하지 않아 오히려 버스비에 택시비까지 들게 생겼다”고 친구와 서둘러 택시를 잡아탔다.
관광객들의 입장은 도민들과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당장 버스노선의 불편함보다는 어디서 버스를 타야하는지, 버스 환경 등 기본적인 부분을 개선점으로 꼽았다.
서울에서 온 신정현(21·여)씨는 “오랜만에 제주에 방문했는데, 공항에 와보니 버스 정류장이 여러 곳이 있어 어디서 버스를 타야하는지 한참 찾았다”고 말했다.
홍콩에서 온 관광객 장진(23·여)씨와 장통(27·여)씨는 “버스에 계단이 있다는 것에 크게 놀랐다.관광객이 버스를 이용할 때는 캐리어 등 짐을 갖고 타는데, 제주 버스는 계단도 있고 문까지 좁아 너무 당황스러웠다”며 “홍콩에 있는 버스는 저상버스”라고 관광도시 제주와 홍콩의 차이를 설명했다.
제주도가 이번 정책 시행을 통해 관광객들의 렌터카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던 만큼 관광객들의 이용 불편에 대한 점도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26일부터 27일까지 접수된 대중교통 불편신고는 총 276건으로, 그 중 이전노선과 개편된 노선에 대한 불만 및 노선개편에 대한 민원이 74건(26.8%), 버스 시간이 부정확하다는 민원은 42건(15.2%)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