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나무재선충병 고지대까지 확산
정밀방제로 한라산 지키기에 최선
제주도에서 백미를 꼽는다면 단연코 한라산일 것이다. 해발 1950m의 높이만큼이나 천상의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비경 또한 가슴 벅찬 감동을 안겨주는 산이다.
이러한 한라산과 함께 언제나 꼿꼿하고 장엄하게 호흡해온 소나무가 있다. 한라산 소나무는 988㏊에 50만여 그루가 분포한다. 생태계 및 자연경관이 한축으로 산림청의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도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한라산은 독특한 자연경관과 생물종다양성이 풍부하여 국립공원 및 천연보호구역 등 국내법에 의한 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을 뿐만 아니라 유네스코3관왕과 람사르습지 등 생태계 보고로 ‘국제 4대 보호지역’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곳이다.
한라산은 약 360개의 측화산과 정상부의 백록담, 고도에 따른 식생대의 변화 등 남국적인 정서를 짙게 풍겨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으며 유네스코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한라산은 의연함 속에 민족과 함께 숨결을 같이 해오면서 제주 사람들만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가슴 한가운데에 자리한 민족의 산으로 인식되어 왔다.
이러한 명산에도 시련이 닥치고 있다. 한라산까지 올라온 소나무재선충병 때문이다.
2013년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한라산국립공원 소나무재선충병 예방을 위해 700고지 이하 소나무에 대해 예방주사를 전량 실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산림청 모니터링센터에서 1100도로 천아수원지 인근에서 고사목 2그루를 발견, 한라산연구부에서 검경결과 1그루가 최초로 ‘확진’ 됐다.
올 5월 1100도로 소나무 고사목 15그루에 대한 정밀조사결과 3그루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이 확인됐고, 한라산 전역 소나무림에 대한 추가 정밀조사 결과 총 14그루가 발견되는 등 680~900고지까지 확산되는 등 심각한 상태다. 이번에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 소재지는 강원도 정선 기우산(850m) 발생장소는 물론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역학 자연적으로 확산된 것으로 조사됐다.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한라산의 대자연을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저 바라보기에도 가슴 설레는 한라산 천혜자원의 한축인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감염되면 유네스코 3관왕·람사르습지를 동시에 보유한 한라산의 위상이 흔들릴 것은 자명한 일이다.
재선충병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행정은 물론 산림기술사·대학교수·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원희룡 지사는 “인력·장비·기술·예산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서 한라산에서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을 막으라”고 특단의 주문을 했다. 이후 한라산 소나무재선충병 정밀방제 전략수립 용역에 착수, 이 전략에 의하여 방제를 진행할 것이다.
본격적인 확산방지 조치에 들어갔다. 솔수염하늘소 밀도 저감을 위한 한라산 1200고지 항공방제가 5회 이뤄졌으며, 상수원보호지역에도 무인헬기로 방제에 들어갔다. 고사목 색출을 위한 항공예찰도 실시했다.
소나무재선충병이 확산방지는 현재 방제가 중요하다. 방제대상은 1000고지까지 19만 그루에 달한다. 한라산인 경우 나무주사도 송진수액의 이동이 정지되는 11월부터 이듬해 3월말까지 기간에만 실시할 수밖에 없어 작업에 애로가 크다. 적설 및 악천후 기후로 나무주사 등 방제일수가 저지대 작업시보다 매우 짧아 작업계획에 따른 대규모 인력 확보도 관건이다.
하지만 방제시기를 놓칠 경우 저지대 방제 사례 등으로 미뤄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되며 한라산 소나무림이 고사로 이어질 수 있어 방제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저 바라만 봐도 경외감이 드는 신의 걸작인 한라산을 위해 소나무를 반드시 지켜낼 것을 다짐해 본다.
그리고 인위적·자연적 요인에 의한 훼손되고 있는 한라산 보전 대책을 수립, 운영할 방침이다. 단순한 레저 목적에서 교육적인 차원으로 등산의 패러다임의 전환 등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