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문화에 길이 있다”
“제주, 문화에 길이 있다”
  • 김홍두
  • 승인 2017.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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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문화 예산 확대 ‘전국 갑절’ 수준
문화·예술인 및 도민 위해 지속 지원

축복과 화합의 금빛 선율로 온 섬이 행복했던 ‘제22회 제주국제관악제’가 지난 16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반세기 전 찰스 길버트(1912~1998)라는 한 인물이 제주에 뿌린 관악의 씨앗은 이제 매년 여름이면 “섬, 그 바람의 울림”이 되어 전 세계로 울려 퍼지고 있다.

문화에 대한 투자는 거시적이고, 장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제주도정의 전체예산 3%의 문화예산 확보 추진은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다. 올해 국가의 문화재정 비율이 1.72%이고, 전국 자치단체 문화예산 평균은 1.69%인데 비해 제주의 문화예산은 2.86%나 된다.

이러한 투자는 제주를 문화예술의 섬으로 조성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과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문화 공급자인 지역 예술인과 단체를 위해 올해부터는 문화예술인·단체 보조사업 자부담을 폐지하고 기업과 예술의 결연을 통한 메세나운동 활성화를 위해 매칭 그란트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에 따른 경제적 부담 완화를 위해 창작융자 지원사업도 조만간 시행할 예정이며 제주문화기획학교 과정을 개설, 문화예술 전문 인력을 꾸준히 양성해나가고 있다.

둘째, 문화 수요자인 도민을 위해 초중고 학생과 동반가족을 대상으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를 운영하고 있고, 학생들의 문화적 감수성 향상을 위해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들의 문화욕구 해소를 위해선 교육사업을, 경제적·사회적 소외계층을 위해선 개인별 문화누리카드를 발급하여 문화·스포츠 관람 등의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셋째, 문화 수요와 공급의 접점인 문화 인프라 확대를 위해 예술공간 ‘이아’를 개관했다. 폐교인 옛 산양초와 원도심 내 금성장·녹수장을 리모델링,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다음 달 첫 삽을 뜨는 공공수장고는 현대미술관·김창렬미술관을 잇는 저지문화예술인마을의 상징적인 공간이 될 것이다. 아울러 원희룡 지사의 ‘지방공관, 도민의 문화공간으로 개방’ 방침에 따라 다음 달 개관을 앞두고 있는 제주꿈바당어린이도서관은 제주의 자연·역사·문화 등 프로그램 위주로 운용, 타 도서관과 차별화할 방침이다.

제주도정은 새 정부 100대 국정과제와 연계한 사업 발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 분야 국정과제 3개 가운데 ‘지역과 일상에서 문화를 누리는 생활문화시대’와 관련해선 집중화된 거점문화시설 대신 근린 생활권 내 유휴시설을 활용한 (가칭)문화충전소 조성, 문화 소비자가 생산자로도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맞춤형 문화예술 프로슈머 양성소 운영 등을 연계시책으로 마련했다.

‘창작환경 개선과 복지 강화로 예술인 창작권 보장’ 과제로는 예술가의 창작활동에 대해 정당한 비용을 지급함으로써 안정적인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아티스트 fee’를 시행할 예정이다. 지역 예술인들의 창작 공간 확충을 위한 통합 공공창작공간 조성사업 등도 추진된다.

특히 ‘공정한 문화산업 생태계 조성 및 세계 속 한류 확산’ 과제의 일환으로 내년 1월 개원을 목표로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영상·게임·만화·애니메이션 등 문화산업 전반에 걸친 컨트롤 타워를 구축하고 지역기업 창업과 전문인력 양성에 진력할 계획이다.

항상 지역문화 발전을 위한 더 나은 길에 대해 자문해본다. 그러면서 지난 5월 개최된 UCLG 세계문화정상회의에서의 ‘한국문단의 큰 별’ 고은 선생의 기조연설을 떠올려 본다. “문화야말로 중앙의 지시로 만들어지는 관제적인 제품이 아니라 지방의 삶에서 유로(流露)하는 꿈과 울음 속에서 피어난 꽃이다. 지역의, 지역에 의한, 지역을 위한 문화야말로 문화의 보편적 명제로 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제주의 멋진 내일을 만드는 길, 그 길이 문화에 있다는 말이다. 부단히 그 길을 찾아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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