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위해 쓰랬더니…교사물품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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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7.0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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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발전기금 지침위반 일선학교 다수 적발
운영위 심의 없이 사용 등…도감사위 “관리 강화”

학교발전기금이 목적과 절차에 맞게 사용되지 않는 사례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학부모나 총동창회, 주민들이 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내놓는 학교발전기금은 ‘제주도 학교발전기금의 조성·운용 및 회계 관리지침’에 따라 교육시설의 보수·확충, 교육용 기자재·도서 구입, 학교체육활동 등 용도에 맞게 지출해야 한다. 또 같은 지침에 의해, 학교회계로 전출한 뒤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의결을 받아 집행해야 하며, 수립된 집행 계획서는 심의·의결 후 1개월 이내에 전체 기금운용계획서 사본을 공개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최근 제주도교육청이 일선학교를 대상으로 한 감사에서 A중학교는 ‘교육용 기자재 구입’으로 사용 용도가 지정된 발전기금으로 교무실 노트북과 현황판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학교가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교무실 기재자로 지출한 발전기금은 219만5830원이었다.

학교 운동부 후원금으로 조성된 발전기금을 적법한 회계 전출·전입 절차 없이 직접 사용한 경우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B중학교는 2014~2016학년도 운동부 운영을 위해 모금된 발전기금 5886만4680원을 학교회계로 전출하면서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

C중학교(사립)는 2014년 4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발전기금 5378만3400원을 지출계획서 수립과 학교운영위원회 자문 절차 없이 축구부 운영 경비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

발전기금 집행 계획서를 공개하지 않는 학교도 있었다. D초등학교는 2014~2016학년도 학교발전기금 운용계획서를 학교운영위원 회의에서 각각 심의·의결 받고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이 초등학교는 2014~2015학년도에 발전기금으로 졸업생 축하용 상품권을 구입해 지급했다고 하나 상품권 수령에 따른 학생 자필서명이나 중간 수령인 서명 등 영수증서를 남겨 놓지 않아, 실제 수령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등 발전기금을 투명하게 운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학교들의 발전기금 위법 운용 사례가 잇따르자, 제주도감사위원회는 최근 제주도교육청 종합감사에서 학교 발전기금 운용 지도·감독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도 감사위는 지난 4~5월 도교육청 산하 고등학교 발전기금 운용 현황 자료를 확인한 결과, 적법한 전출 절차 없이 직접 발전기금에서 돈을 빼 축구선수 유니폼을 구입하는 등의 사례가 발견됐다며 도교육청에 더 철저한 지도감독을 주문했다.

학교운영위원회 관계자는 “누구든 내 돈을 내놓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발전기금을 늘려 교육현장에 더 많은 수혜가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발전기금을 유용하게 잘 쓰려는 일선학교들의 기본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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