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위 심의 없이 사용 등…도감사위 “관리 강화”
학교발전기금이 목적과 절차에 맞게 사용되지 않는 사례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학부모나 총동창회, 주민들이 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내놓는 학교발전기금은 ‘제주도 학교발전기금의 조성·운용 및 회계 관리지침’에 따라 교육시설의 보수·확충, 교육용 기자재·도서 구입, 학교체육활동 등 용도에 맞게 지출해야 한다. 또 같은 지침에 의해, 학교회계로 전출한 뒤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의결을 받아 집행해야 하며, 수립된 집행 계획서는 심의·의결 후 1개월 이내에 전체 기금운용계획서 사본을 공개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최근 제주도교육청이 일선학교를 대상으로 한 감사에서 A중학교는 ‘교육용 기자재 구입’으로 사용 용도가 지정된 발전기금으로 교무실 노트북과 현황판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학교가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교무실 기재자로 지출한 발전기금은 219만5830원이었다.
학교 운동부 후원금으로 조성된 발전기금을 적법한 회계 전출·전입 절차 없이 직접 사용한 경우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B중학교는 2014~2016학년도 운동부 운영을 위해 모금된 발전기금 5886만4680원을 학교회계로 전출하면서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
C중학교(사립)는 2014년 4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발전기금 5378만3400원을 지출계획서 수립과 학교운영위원회 자문 절차 없이 축구부 운영 경비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
발전기금 집행 계획서를 공개하지 않는 학교도 있었다. D초등학교는 2014~2016학년도 학교발전기금 운용계획서를 학교운영위원 회의에서 각각 심의·의결 받고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이 초등학교는 2014~2015학년도에 발전기금으로 졸업생 축하용 상품권을 구입해 지급했다고 하나 상품권 수령에 따른 학생 자필서명이나 중간 수령인 서명 등 영수증서를 남겨 놓지 않아, 실제 수령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등 발전기금을 투명하게 운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학교들의 발전기금 위법 운용 사례가 잇따르자, 제주도감사위원회는 최근 제주도교육청 종합감사에서 학교 발전기금 운용 지도·감독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도 감사위는 지난 4~5월 도교육청 산하 고등학교 발전기금 운용 현황 자료를 확인한 결과, 적법한 전출 절차 없이 직접 발전기금에서 돈을 빼 축구선수 유니폼을 구입하는 등의 사례가 발견됐다며 도교육청에 더 철저한 지도감독을 주문했다.
학교운영위원회 관계자는 “누구든 내 돈을 내놓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발전기금을 늘려 교육현장에 더 많은 수혜가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발전기금을 유용하게 잘 쓰려는 일선학교들의 기본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