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다른 복병’ 레지오넬라증
폭염 속 ‘다른 복병’ 레지오넬라증
  • 이창환
  • 승인 2017.08.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 발생률 전국 3배 수준 이상
청소·소독 철저한 관리가 예방책

레지오넬라증 환자가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해 노약자와 만성질환자 등을 중심으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레지오넬라증은 공기 중의 세균에 의해 발생되는 치명적인 감염병이다.

특히 레지오넬라증은 ‘듣기에도 섬뜩한 병들인’ 말라리아·결핵·한센병·성홍열·수막염·비브리오 패혈증·공수병·에이즈·매독 등과 함께 3군 법정 감염병으로 분류된다. 개인적 특성상 40세 이상이면서 당뇨환자·만성 폐질환자·고혈압 환자·흡연자와 스테로이드 사용자· 장기 이식환자·면역저하자·만성신부전자, 기타의 면역억제상태에 있는 사람은 위험성이 더 크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운영하는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전국적인 레지오넬라증 환자 신고 건수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30건과 2015년 45건에서 2016년 128건으로 2년새 4배 넘게 증가한데 이어 올 8월 3일 현재 94건으로 좀처럼 줄어들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도 환자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014년도에는 레지오넬라증 환자가 없다가 2015년 1명에 이어 2016년 4명, 그리고 올해 들어선 이달까지 3명이 신고됐다. 제주의 3명은 전국 94명의 3.2%여서, 규모가 ‘전국의 1%’인 제주도의 레지오넬라증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레지오넬라증 감염환자 증가세는 세계적으로 비슷한 상황”이라며 “각 국가는 레지오넬라균 검사 및 감염 신고가 증가하고, 기후변화로 기온이 상승하며, 환경오염이 많아진 것을 증가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레지오넬라증은 냉각탑수·샤워기·호흡기 치료기기·수도꼭지·장식분수·온수욕조 등의 오염된 물에서 증식한 레지오넬라균이 비말(날아 흩어지는 물방울) 형태로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감염되는 급성 호흡기 감염증이다.

전신권태감·식욕부진·두통·근육통이 감염 전구증상으로 생긴 뒤 하루이내 갑작스런 오한과 발열(39~40.5℃)·기침·복통·설사를 흔히 동반하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 받아야 한다.

레지오넬라증은 독감형과 폐렴형으로 나누어진다. 독감형은 2~5일 증상이 나타나나 중하지 않아 치료 없이도 자연회복이 되지만, 폐렴형으로 나타날 경우엔 발열·오한·두통·마른기침이나 소량의 가래를 동반하는 기침·근육통 등 증상이 2~11일 (평균 7일)간 나타나며 치사율은 폐렴으로 입원한 환자의 39%에 달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레지오넬라증 환자를 막기 위해 각 보건소와 함께 분기마다 대중목욕탕·대형건물·호텔·종합병원 등을 대상으로 레지오넬라균 시료를 채취, 보건환경연구원에서 검사하고 있다.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되면 해당 건물 관리자 및 행정시 보건소 담당부서에 통보하고 청소 및 소독 등 위생지도를 실시한다.

그리고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올 3∼7월 도내 대중목욕탕과 대형건물·호텔·종합병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353건의 검사에서 5.1%인 18건에서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된 바 있다. 그만큼 조심해야 한다는 결과다.

계속하여 폭염주의보 발령이 되고 있어 냉각탑 등 냉방시설 사용이 지속되고 있어서 레지오넬라증 예방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해당 건물 관리자는 레지오넬라균 검사를 실시하고 검출되는 즉시 청소·소독 조치를 하고 재검사를 실시, 레지오넬라균수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특히, 물 절약을 위하여 배관의 물은 교환하지 않고 냉각탑의 물만 교환하여 가동할 경우 유기물질들이 농축되기 때문에 레지오넬라균을 포함한 미생물의 증식에 적당한 조건됨을 명심해야 한다. 즉 배관의 물 교환은 물론 소독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폭염으로 냉방기기 사용이 증가하는 여름철에 철저한 청소·소독 관리로 레지오넬라증을 예방,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