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이 생활습관병 발병의 주요 원인
식생활이 생활습관병 발병의 주요 원인
  • 제주타임스
  • 승인 200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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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원인 3대 질병은 암ㆍ심혈관질환ㆍ당뇨병 '전이 지방'은 이들 질병 발병의 '원인'중 하나

지난번에 이어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이란 책을 읽으면서 생각되어지는 것들에 대해서 쓰려한다.  
어느 의학 평론가는 다음과 같은 냉소적인 글을 썼다고 한다.
“오늘날 주부들은 두 가지 점에서 경제 성장에 크나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무분별하게 가공 식품을 소비함으로써 식품 산업을 번창시킨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가족을 질병에 걸리게 함으로써 의료산업을 발전시킨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어떤 영양학을 가르치는 분과 대학의 영양학과 학생은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오늘날 먹을 것 하나도 없습니다. 그저 덤덤하게 먹으면 됩니다.”

이러저러한 말들을 생각하면 이와 같은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은  어쩐지 별로 내키지 않는다. 또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이란 책의 제목이 또한 그러하다.
독자들 중에는  자녀가 다 성장해버린 분들도 있고 술은 좋아할는지 모르나 과자 같은 것은 먹지 않는 편이어서 이런 제목의 책은 관심 밖의 책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한겨레 21이란 주간지(05년 9월 6일자)에서 이 책의 해설에 대한 글을 읽지 않았다면 이 책을 사 읽지 않았을 수가 있다. 나는 애주가는 못되어서 본래  과자를 좋아했는데 지금은 과자에 대한 유혹과 적절히 타협하여 가끔 먹는 편으로 그것이 독서하는 데나 글을 쓰는데  지장을 주는 시간대를 피하고 있기 때문에 나와는 직접 관련이 되는 책은 아니듯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 보니 이 책은 과자에 대한 다른 책이 제공할 수 없는 구체적인 지식과 더불어  성인병 즉 오늘날 이름을 바꾸어  생활습관병이라 이야기 되는 병들을 예방하는 식사에 대해서도 중요한 지식을  제공하고 있었다.
그리고 저자가 국내외의 서적을 많이 참고 하면서 그 출처를 일일이 밝혀 놓고 있었는데 나는 이 책을 읽고서 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이런 책들이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망원인과 생활습관병

“여기 계신 분들은 세분 가운데 한 분은 암으로 죽습니다” TV 건강 강좌에서 한 연사는 방청객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나라의 암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의 25%를 상회한다. 4명 가운데 한 사람인 꼴이다.
그 연사는 사인이 암이었음에도 막상 모르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란 점과 앞으로 암 사망이 더 늘어날 것이란 것을 감안하면서 이렇게 말할 수 있었을 것이다. WHO(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2020년까지 전 세계의 암 발병률이 50%가량 증가할 것이라 한다.
우리나라의 암 발생률은 최근 10년 사이에 2배로 증가했다. 그리고 두 번째 사망원인은 심혈관 질환이다.
뇌질환과 심장질환을 합하면 사망자 4.5인 가운데 1명이지만 고혈압성 질환까지 합치면 암 사망률에 근접한다. 사망원인 3위는 당뇨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망원인 20명 중 1인으로 암이나 심혈관 질병과는 상대적으로 낮으나  최근 들어 그 발병률의  상승 속도가  가파르다.
암, 심혈관 질환, 당뇨병은 현대인이 겪고 있는 3대 생활습관병으로 이 나라 국민의 사망자 중  절반  이상이 이 병들로 생명을 잃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이 하나는 이 3대 사망원인은 우리나라에만 한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문명국에서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인종이 다르고 기후 풍토가 다르겠지만 이 사망 원인만은 같다. 두 번째로 특이한 점은 이 3대 생활습관병은 20세기 초만 하더라도 지구상에서 그리 흔한 병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20세기 초 미국과 유럽의 암 사망자는 100명의 사망자 중 3명이 조금 넘었다(3.3인).  그것이 최근에는 3명 가운데 1명이 발병하며 4명 가운데 1명이 사망하는 무서운 질병이 되었다. 또 심장병의 경우도 1세기 전까지만 해도 거의 없었다.
‘심장 발작’이라는 증례가 1910년에 최초로 문헌에 기록되었다. 당뇨병은 미국의 경우 20세기 초에는 10만 명 가운데  1명꼴이었다.

이들 질명이 문명국 공통이 질병이며 최근 1세기 사이에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을 깊이 생각할 때 전문가들은 우리의 생활양식이 그 사이에 크게 변했다는 사실 특히 식생활의 두드러진 변화에 주목하게 되었다. 미국 상원 영양특위 위원장인 조지 맥거번 위원은 역사적인 영양특위 보고서 속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인의 식생활은 20세기 초에 비해 크게 변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나쁜 방향으로 변했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심화되는 건강문제의 모든 원인은 여기에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는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물론 이들 질병의 원인이 모두 식생활 때문만은 아니다. 자동차로 편리해진 세상이며 운동 부족, 과중한 스트레스 같은 것도 한 몫을 할 것이다.
그러나 식생활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가 없다. 세계적인 암 전문가인 미국 건강재단 총재 어니스트 와인더 박사도  위에서  말한 영양특위에서 이렇게 증언했다. “암의 90%는 음식물이나 다른 경로를 통해 체내에 흡입되는 화학물질에 의해 발병한다”
그리하여 이들 질병의 원인은 정제된 설탕이나 전이 지방과 같은 나쁜 지방 그리고 식품 첨가물로 귀결이 되게 된다. 내기 읽은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이란 책이 과자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바로 이런 내용을 그 많은 국내외 서적을 참고하고 자기 자신의 체험을 함께하며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었다.

전이 지방

이 책은 1 저자의 체험을 적은 루비콘 강을 건너며 2 초코파이, 가공치즈, 햄, 소시지, 청량음료의 성분을 자세하게 기술하는 위대한 파괴자들 3 설탕과, 저혈당증, 인슐린에 대해 여러 가지를 설명한 백색결정의 공포 4 전이 지방에 대해 설명하는 최대의 스캔들 5 인공향료 방부제 보존제 등에 대하여 설명하는 식품 케미컬  6 진정한 섭생 등에 대해 설명하는 자연의 대역습, 진정한 웰빙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저자의 체험과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인 루비콘 강을 건너며와 저혈당증과 인슐린에 대하여 쓴 백색결정의 공포는 지난번에 일부 언급한 셈이므로 오늘은 전이 지방에 대한 편을 간단히 말하려 한다. 이 책의 내용뿐 아니라 내가 읽은 다른 책에서의 내용도 함께 적고 있다.

전이 지방(trans fat)은 본래 프랑스에서 연구되기 시작했다. 프랑스에서 식품 부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폴레옹 3세는 식품 연구를 적극 장려했는데 1896년  완전히 동물성 식품인 쇠기름과 우유로부터  마가린이란 것을 만들어 내었다.
그러나 이것은 변질되기가 쉬웠고 또 생산비도 비싸서 더 값싸고 변질되지 않은 재료가 없을까 하고 연구하는 도중 학자들은 불포화 지방산인 식물성 유지에 비어 있는 수소 자리에 수소를 첨가하는 방식을 연구해냄으로서  상온에서도 딱딱하고 변질되지 않고 오래 견디는 경화유인 전이 지방을 만들어 내었고 이것은 쇼트닝이란 이름으로 1910년대부터 미국에서 양산되었다. 그래서 전이 지방은 마가린뿐만 아니라 다른 식품에서도  애용하는 재료가  되었다.

미국 농무성의 조사에 의하면 식품점의 선반위에 진열되어 있는 식품이 40%에 전이 지방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아마 우리나라도 유사하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처음 상당한 인기를 끈 이 전이 지방은 본래의 식물성 지방과는 전혀 성질이 다른 것으로 우리 몸에 아주 유해함이 밝혀졌다. 
지방은 두뇌의 구성 성분의 60%이상을 차지하고 세포막의 주요한 성분이 되는데 전이 지방을 섭취하면 다른 좋은 지방을 전부 몰아내고 전이 지방이 세포막의 구성성분이 되어 여러 좋지 않은 일을 일으킨다.

전이 지방은  다른 지방산의 정상적인 활동을 저해하고 귀중한 오메가-3지방산이 결핍을 초래하게 하며 뇌세포를 교란시켜 뇌 세포막은 포도당이 뇌세포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방해하며 뇌가 만들어 내는 노폐물과 유해물질을 제대로 배출시키지 못한다. 그리하여 만성피로증후군이 생기게  된다. 또 세포막이 경직되어 있어 정보를 쉽게 통과시키지 못하므로 학습이 지장을 가져온다.
그리고 프로스타글란딘 같은 호르몬 생합성을 방해하고 심장병과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전이 지방이 체내에서 필수 지방산과 산소 쟁탈전을 벌임으로서 암 발병의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

허 계 구 상임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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