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수성탓 합의로 무마 많아…“초기 신고 중요”
최근 연인 사이의 데이트 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제주에서도 연인 간 범죄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제주지역에서 발생한 데이트 폭력은 2015년 194건, 2016년 180건, 2017년(6월까지) 70건으로 지속되고 있다. 3년 동안 유형별로는 폭행이 224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는 상해 161건·강간과 강제추행 18건·살인 9건 등이다.
하지만 대부분 ‘연인’ 관계라는 이유로 폭력 사실을 은폐하거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해 신고까지 이어지지 못하면서 사태를 키우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제주지역은 지역의 특수성으로 신고는커녕 합의로 무마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건축업에 종사하는 A씨(37)는 지난 6월 21일 오전 술에 취한 상태에서 혼자 거주하고 있는 여자친구를 찾아가 주먹과 발로 폭행했다.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 같다는 것이 A씨의 폭행 이유였다.
당시 피해 여성은 폭행과 상해를 입었고 A씨는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현행범으로 검거됐지만, 피해여성은 보복 범죄 예방을 위해 보호를 받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인적관계에 의해 범죄가 급증하자 정부는 이달 31일까지 데이트 폭력 집중신고기간을 운영하고 종합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의원도 데이트폭력등방지법을 발의하고 폭력행위 예방과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할 예정이다.
여성단체 관계자는 “연인이라는 이유로 신고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지만, 데이트 폭력은 사랑 싸움이 아니라 명백한 범죄”라며 “더 큰 범죄를 막기 위해서 초기에 범죄 신고를 하는 것이 중요하고, 처벌기준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