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없어 안전지대서 손님 대기…사고 위험성도
道 “구조상 한정할 수밖에…승강장 이전 협의 중”

제주국제공항 대형택시 승강장 태부족으로 운전기사들이 정차를 위해 안전지대까지 점령하고 있지만, 관계당국은 안전 우려에도 방법이 없다며 속수무책으로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2년 전 정차를 위해 도로에서 역주행을 하던 대형택시 기사 A씨가 휴식 중 신발끈을 묶고 있던 동료기사 B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두 발을 밟고 지나가는 사고도 있었지만 현재까지도 개선책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제주도에 따르면 2015년부터 대형택시 신청 조건이 인가제에서 신고제로 완화 되면서 35대였던 대형택시는 2017년 현재 77대로 급증했다. 제주도를 찾는 골프 이용객, 외국인, 가족단위 관광객 등이 증가하고, 관광객들이 일반택시보다 대형택시를 선호하면서 택시기사들의 신청도 늘게 됐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해 장·단거리 승강장을 통합하면서 장거리 승강장을 대형택시 승강장으로 이용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차량 대수에 비해 정차할 수 있는 차량대수는 여전히 8대로 한정시키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기사들은 정차 공간을 확보하려 안전지대까지 정차를 하고 있는 상태다.
대형택시 기사 A씨는 “대형택시는 공항 말고는 대기할 수 있는 곳이 없다”며 “시내 운행을 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데, 여기도 세우지 말라고 하면 어디에 정차하고, 어디를 돌아다니다 승객을 받으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실제 대형택시 요금은 일반택시 요금에 비해 1000원 비싸 일반 승객들은 짐이 많거나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용을 하지 않는다. 대부분 관광객들이 대형택시를 이용하고 있다.
반면 저녁시간에는 공항에 택시가 없다는 입도객들의 봇물치는 민원을 처리하기 위해 도청직원들이 대형택시 운전기사들에게 일일이 전화하며 공항으로 와달라고 하는 상황이다. 낮에는 세우지 말라고 밀어내는 상황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택시기사들은 대기 장소를 주라고 하지만, 구조상 한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8월 26일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하면서 대형택시 기사들에게 승강장을 주차장 쪽으로 옮기는 방안을 제안해 현재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