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급식 갈등’ 중심 잃은 도교육청
‘유치원 급식 갈등’ 중심 잃은 도교육청
  • 제주매일
  • 승인 2017.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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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방학 때가 되면 병설유치원 급식 업무를 놓고 학교 측이 골머리를 앓아왔다. 유치원 교사와 영양(교)사가 신경전을 벌이는 등 급식 관련 갈등이 연례행사처럼 빚어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제주도교육청은 올해 2월 일찌감치 업무분장안을 만들었다. 식단 작성과 품의를 비롯해 예산결재와 검수 및 조리 등 급식 업무 전반에 대해 유치원 교사와 조리사, 영양(교)사의 업무를 구분한 것이다.

그러나 채 시행도 해보기 전에 영양(교)사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들은 “학교급식법에 의해 채용된 자신들이 유아교육법으로 설립된 병설유치원의 방학 중 급식 업무를 맡는 것은 부당하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현재 도내에는 초등학교 방학 중에도 문을 여는 96개 병설유치원이 있다. 실제로 이 가운데 10여 곳이 영양(교)사들의 방학 중 급식 거부로 유치원 관계자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이석문 교육감은 25~26일 유치원 교사와 영양(교)사들을 각각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그리고 27일 ‘이 교육감-영양(교)사 소통의 시간’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내용인즉 영양(교)사들이 ‘방학 중 급식지원팀’을 구성해 지역별로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묻는 질문엔 답을 피했다. 실질적인 해결책은 찾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이석문 교육감도 “법령 개정 등 개선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선 검토해 나가겠다”는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업무분장안 역시 시행은커녕 계획 자체가 전격 보류된 상태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말이 있다. 방학 중 병설유치원 급식 문제가 바로 그 짝이다. 어른들 싸움에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들만 직·간접 피해를 입고 있다. 중심을 잡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 도교육청이 흔들리고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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