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인 특수 실종 제주관광 위기
행정 스스로 자초한 측면
리더십·능력·비전·전략 등의 부재
제주다움은 ‘제주 만들어낸 바탕’
지속 가능한 경쟁력 충분
국제화 들먹이며 안주할 때 아니
최근 중국인 관광객 특수가 사라지면서 제주관광이 일대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특수도 그렇지만 내국인 관광특수 또한 기대 가능성이 갈지자 행보다. 그렇다고 제주행정이 도민을 향하여 제주관광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왜 이 시점에서 모두가 고민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속 시원한 답을 제시한 것도 아니다.
요새 제주 일각에서는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제주개발이 아직은 성공적이라며 자화자찬을 마다하지 않는다. 다소 비정상적인 부문만이 비판대상이 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제도만 개발행정의 입맛에 걸맞게 고쳐주고, 여기에 헌법 개정을 통해 특별자치도 위상만 더 높여주면 국제자유도시는 정상화될 것이라고 한다.
전혀 그렇지 않아 보인다. 다른 시도와 비교하여 쓸 만한하고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권한’이 제주행정에 주어졌다. 많은 제주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특례 제도들 또한 주어졌다. 그럼에도 현재의 어려운 제주상황을 제도의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모양새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행정 스스로 오늘의 위기를 자초한 측면이 더 강해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제주 개발상황을 꼼꼼히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주된 문제들 중 제도로 야기된 것들보다는 행정의 리더십·능력·비전·전략 등의 부재 또는 부실 등으로 인하여 초래된 문제들이 더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럼에도 개발행정이나 그 실상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상당수의 도민들 입장에서는 모든 것을 제도의 탓으로 보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래 제주관광의 경쟁력 문제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앞으로 경쟁력 배양을 위하여 어떻게 대처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행정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국제화 또는 세계화 전략에 몰입하기보다는 뭔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야 한다. 물론 가능하다면 새로운 돌파구는 제주다움이나 제주스러움을 잘 유지·보전해 나가는 것이다.
지난해 5월 ‘제주포럼’에서 김원 건축환경연구소 광장 대표는 “제주개발을 빌미로 제주스러운 요소를 절대 훼손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제주다움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제주를 만들어낸 바탕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제주의 바람·돌 등 풍토와 자연’을 제주 미래의 부존자원이라고 했다.
그동안 제주행정이 줄기차게 시류에 편승하여 막연하게 국제화나 세계화를 강변해 왔다. 이처럼 제주행정이 앞으로도 쭉 그렇게 가는 경우라면 아마도 제주관광의 위기는 지금보다 더 깊어지면서 구제불능의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그간 국내외 여행을 통해 체득한 경험에 비추어서 그렇게 가는 것은 전혀 옳지 않다. 그렇게 하는 것은 제주다움이나 제주스러움을 온전하게 보존하는 것에 역행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껏 개발행정은 제주다움이나 제주스러움을 무시했다고 본다. 그저 국제화 또는 세계화를 들먹이면서 외부자본을 끌어들여서 시설개발을 잘하는 것 자체가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앞당기는 행정의 공치사로 여겨져 왔다.
반면 제주개발에서 전통과 문화를 비롯하여 제주의 장점이나 특징을 온전하게 유지·보존하는 문제는 크게 존중되지 않았다. 탐라문화광장 조성사업은 제주다움이나 제주스러움을 아예 무시한 사업이다.
중국인 관광객 특수에 고무되어 중국자본에 의한 시설확충 전략, 즉 ‘중국화전략’을 담은 제2차 제주개발종합계획 또한 그렇다. 이는 최근 중국 당국이 내린 한국 관광 중단조치로 폐기될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특수 지속여부 또한 속단할 수 없게 됐다.
앞으로 제주관광의 미래는 전혀 예측을 불허하고 있다. 그렇다고 막연하게 국제화나 들먹이며 안주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지속가능한 제주관광 경쟁력 확보전략을 수립하여야 한다.
그 방안은 물론 제주다움이나 제주스러움을 유지·보전하는 것이어야 한다. 물론 제주다움이나 제주스러움의 여건과 환경을 새롭게 조성해 나가는 것 전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