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약 ‘잡음’ 불구 신속 진행…총장 “새로운 전기 맞이했다”


제주국제대학교(총장 고충석)가 ‘교직원들이 임금을 삭감해 학교 구하기 나섰다’며 24일 임금협약식을 공개했는데, 대학 노조 중 한 곳이 날인을 거부해 파행을 빚었다.
제주국제대는 최근 사전 보도자료를 통해 24일 오전 본관 회의실에서 학교법인과 대학 본부, 대학 내 3개 직원노조가 임금 삭감에 동의하는 2017년 임금협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제주국제대는 보도자료에서 “직원들이 스스로 단합해 기존 임금을 삭감해가며 학교 살리기 운동에 나섰다”며 “전국 대학들 중 최초의 사례로 기록된다”고 자찬했다.
하지만 이날 협약식에서는 대학 노조 3곳 중 민주노총 전국대학노조 제주국제대지부(지부장 염권철)가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며 합의문에 날인하지 않았다. 민노총 노조는 교섭대표노조는 아니지만 3개 노조 중 가장 많은 직원(44명 중 18명)이 가입돼 있다.
염권철 지부장은 “직원들에 불이익한 방향으로 취업규칙을 바꿀 때에는 과반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지난 5월 투표에서 44명 중 반대가 32명이었다”며 “이번 임금삭감안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염 지부장은 이어 “임금삭감에 앞서 학과 구조조정 등 다른 방식의 경영난 해소책 추진을 원했지만 학교에서는 가장 손쉬운 직원 임금 삭감이라는 카드만 추진해왔다”고도 비판했다.
아울러 이날 협약식에는 국제대 민주교수협의회 김대영 회장이 예고 없이 찾아 “이번 임금 삭감안은 한시적인 방법이며, 구성원들에게만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과 대학 본부 관계자 간에 가벼운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국제대 본부 측은 임금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규배 기획처장은 협약식 파행 후 기자들과 가진 자리에서 “1년 등록금 수익 100억 원 중 현재 67%가 직원 급여로 나가고 있어 학교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건비를 60% 이하로 낮추기 위해 임금 삭감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협약식은 민노총 노조의 날인 거부에도 불구하고 신속하게 진행됐다.
서명 후 이지환 학교법인 동원교육학원 이사장은 “3~4년 뒤에는 상생의 시대가 올 것으로 믿는다”며 “모든 것은 직원들의 손에 달렸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고충석 총장은 “올해는 국제대가 재정적으로 깨끗한 대학이 된 해”라며 "오늘 협약을 기점으로 국제대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됐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