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서식지 보호 개체 유지 대책 절실

제주바다에서 불법 포획된 후 수족관에서 억류돼 지내던 남방큰돌고래 금등과 대포가 20년 만에 제주 함덕 정주항을 통해 고향바다로 돌아갔다.
2012년 서울대공원 돌고래쇼 폐지 이후, 제돌이와 춘삼·삼팔이(2013년), 태산·복순이(2015년)에 이어 세번째로 제주에 돌아오게 된 금등과 대포가 이제는 친구들과 함께 마음껏 제주바다를 유영하게 된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18일 오후 많은 시민들에게 해상가두리에 있는 금등이와 대포의 자연 방류 모습을 공개했다. 이로써 불법 포획됐다 자연으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는 모두 7마리로 늘었다.
방류를 앞두고 함덕 정주항에는 때아닌 폭우와 천둥·번개까지 내리치며 행사에 차질을 빚는 것은 아닌지 우려됐지만, 이내 돌고래들의 야생 방류를 돕는 듯 바람과 파도가 잦아들었다.
이제 두 돌고래에게는 멀리서도 식별할 수 있는 동결표지 6과 7이 생겼다. 진행자들이 돌고래의 방류를 위해 가두리 안의 그물을 자르고 먹이를 주자 금등과 대포는 지느러미의 번호를 슬쩍 내보이며 거친 파도를 헤치고 힘차게 제주바다로 돌아갔다. 자연방류에 성공한 것이다.

1997년 금등리에서 포획된 ‘금등’과 1998년 대포동에서 포획된 ‘대포’는 이날의 성공적인 방류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5월 22일부터 진행된 해상가두리 야생 적응 훈련기간 제주바다의 불청객 괭생이 모자반이 가두리를 뒤덮으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또 대포는 눈에 염증이 생겨 관계자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6일 80여마리의 돌고래들이 가두리 주변을 찾아와 장관을 연출한 것은 물론 약 2달 간 감성돔, 돌돔, 우럭 등 싱싱한 먹이들을 챙겨 먹고 훈련을 받으면서 결국 별 탈 없이 서식지로 돌아가게 돼 많은 시민들과 환경단체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금등과 대포가 무사히 방류됐지만, 여전히 돌고래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방안과 불법포획 등에 대한 과제는 남은 상태인 만큼 개체 수 보전에 대한 노력은 절실한 상태다.

행사장에 참석한 해양수산부 강준석 차관도 돌고래 불법 포획을 막기 위한 법 개정을 통해 보호종인 돌고래들을 보호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강 차관은 “제주연안에서 110마리 정도의 남방큰고래가 살고있다”면서 “돌고래 서식지 보호와 개체 수 유지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해양생태계보호법을 개정해 어획류 불법 포획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돌고래 서식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상풍력발전에 대해서도 “아직 검증된 것이 없지만, 관련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돌고래 바다쉼터 추진시민위원회 조약골 집행위원장은 “돌고래들이 바다에서 잘 지내기 위해서는 서식처 보전이 필수적”이라면서 “남방큰돌고래 보호 조례 제정 등 실질적인 보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바다가 아닌 해외에서 불법 포획돼 수입된 돌고래 개체들의 서식 환경을 위해서 ‘바다쉼터’의 조성 필요성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