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한국공항 지하수’ 버틸 수 있나
도의회 ‘한국공항 지하수’ 버틸 수 있나
  • 박민호 기자
  • 승인 2017.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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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간 없었던 증산 ‘동의안’ 심의 예정…4년전엔 의장직권 ‘보류’
제9대 박희수 의장 “공수화 지키기 위한 선배들 노력” 강조 ‘용단’

제주특별자치도 지하수관리위원회가 ‘한국공항(주) 먹는 샘물 지하수 변경허가에 따른 영향조사서’를 심사·지하수 증산을 허용키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13년 당시 박희수 도의장이 직권으로 상정보류 결정이 내려진 ‘한국공항(주)의 지하수개발·이용 변경(증산) 동의안’이 4년 만에 도의회에서 논의될 예정이어서 도민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제주도 지하수관리위는 매월 3000t(하루 100t)이던 취수량은 4500t(하루 150t)까지 허용하는 내용을 표결에 부쳤고, 결국 찬성 5명, 반대2명으로 원안 가결되면서 지하수 증산 허용 방침이 정해졌다.

제주도는 지난 1993년 당시 제주도개발특별법에 의거해 한국공항 측에 1일 200t의 지하수 취수를 허가한 바 있다. 이후 1996년에 1일 100t으로 감량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한국공항은 지난 2011년부터 먹는 샘물의 활성화와 서비스 질을 위해 2020년까지 일일 지하수 증산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5월 한국공항은 하루 취수량을 100t에서 200t(월 6000t)으로 늘려달라고 신청했지만, 제주도 지하수관리위원회의 반대(위원 10명 중 9명)도 무산됐다.

이보다 더 앞서 지난 2013년 제9대 의회 당시 한국공항은 하루 200t(월 6000t) 증산을 요구한 바 있다. 당시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하민철)은 하루 120t(월 3600t) 규모로 수정·의결해 본회의에 넘겼지만 의장 직권으로 상정 보류 결정이 내리면서 증산시도가 무산되기도 했다.

당시 박희수 도의장은 “지하수 증산 논의와 관련해서는 최초 허가일인 1993년부터 20년간 단 한 차례도 증산을 허용한 사실이 없다. 이는 지하수의 공수화 정책을 지키기 위한 선배 의원들의 결연한 의지”라며 “제9대 의회 의원인 우리가 지키지 못하고 지하수 판매를 표방하고 있는 대기업에 단 1t이라도 증산을 허용하게 되면 엄청난 고통을 당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논란 속에 ‘한국공항(주)의 지하수개발·이용 변경(증산) 동의안’은 또 다시 환경도시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제9대 위원장을 지낸 하민철 위원장이 다시 한 번 의사봉을 잡게 되는 운명을 맞았다.

하민철 위원장은 “도민사회의 찬반 여론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 “현재로선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상임위 심사에서 동료의원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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