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청년실업률 3년 연속 상승
에코붐 세대에겐 더욱 심화
도전의식 포기한 ‘공시족’ 양산
큰 자본 없이 가능한 창업 많아
청년창업은 줄고 생존율도 감소
생태계 조성 등 지원 기성세대 역할
OECD에 따르면 35개 회원국 중 3년 연속 청년실업률이 오른 나라 중 하나가 우리나라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집계한 최근 10년간 4년제 대졸자의 취업률도 10.6%로 감소했다. 게다가 에코붐 세대(Echo-Boom)라 불리는 1991~1996년 생이 본격적으로 취업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하면 청년 구직난은 더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포(연애·결혼·출산)·오포(삼포+인간 관계·집)·칠포(오포+꿈·희망)’ 세대 등 청년들이 포기하는 것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헬조선’이라는 말도 흔하게 듣는 말이 됐다. 고등학교 때까지 치열한 입시를 거쳐 대학에 들어가면 다시 취업을 위해 입시 때보다도 더 치열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취업이 힘들다 보니 4년 만에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보다 취업을 위해 졸업을 늦추는 경우가 허다한 실정이다.
자신이 원하는 회사나 정규직은 점점 없고, 어렵게 들어가서도 40대부터는 퇴직의 공포에 시달려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 당사자들 뿐 아니라 부모들에 의해서 안정된 직장이라 불리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족’만 늘어나고 있다. 오로지 안정성만을 생각하여 적성도, 꿈도 희망도, 도전의식까지 사라지고, 오로지 취업만이 인생의 목표인 양 내몰리고 있다.
국가의 일자리 정책 또한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사업으로 추진해오다보니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없어지고 있다. 또한 젊은이들은 점점 더 창업을 기피하고 안정적인 노동시장으로의 진입만을 하려고 한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의 열풍과 우리나라 IT붐을 타고 한동안 청년 창업이 붐을 이루었다. 현재도 창업 열기는 2008년 이래 최대치로 작년 대비 3.9%가 증가했다. 그러나 이 창업 열기는 50대 이상이 주도한 것이다.
청년창업의 열기는 점점 식어가고 있다. 더 문제는 창업 후 1년 이내 생존율은 40.5%나 감소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혁신형 창업보다는 음식·숙박 등 생계형 창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초기 자금 투자는 있지만 창업 중 안정적이라 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창업조차 하루 144개가 문을 열고 66개가 폐업할 만큼 생계형 창업시장은 포화상태다.
특히 우리나라에선 창업에 도전하기 매울 힘들다고 한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창업해도 돈을 못 버는 사회 분위기, 창업 준비기간과 비용부담, 창업실패 시 부담감, 창업을 후순위로 두는 심리 등 때문에 창업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창업에 대한 기피나 정보는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별로 없다. 필자도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프리랜서, 1인 기업가가 될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졸업하면 당연히 직장을 들어가야만 하고, 창업은 대학교 졸업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직장 퇴직 후 하는 것이라 생각할 정도로 ‘무지’했다. 지금은 창업에 대한 정보나 창업지원도 많아지고,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창업에 예산을 지원하는 시스템도 생겨났다. 그리고 창업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큰 자금을 들이지 않아도, 1인 창업을 할 수 있는 기회나 아이템도 다양해졌다.
화장품에 대한 남다른 관심으로 다양한 화장법을 알려주고, 게임방송을 통해서 팬들을 만들어 내는 SNS 시대에 유명 1인 크리에이터들은 아이돌 못지않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기업들은 이들과 손잡고 제품을 개발하고 마케팅 하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렇듯 창업이라는 것이 큰 자금을 들여서 시작해야 하는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기술 혁신 창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생태계도 필요하다. 그래야 편협한 청년 일자리 시장을 넓히고, 이러한 일자리가 미래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선순환구조가 생기게 된다.
청년들이 살아야 우리나라가 살고, 사회가 지속적인 발전과 안정성을 가져 올 수 있다. 이제는 청년들에게 기업가정신을 가르치고, 기존의 일자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만들어 갈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지혜와 역량을 모으는 게 기성세대들이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