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 열에너지를 활용하는 시설농업
바닷물 열에너지를 활용하는 시설농업
  • 허태현
  • 승인 2017.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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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농업 유망하나 난방비가 문제
농기원 바닷물 히트펌프 기술 개발

제주농업 전체 조수입 중 시설농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감귤이 40%일 정도로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시설농업은 자연재해로부터 보호하면서 안전하게 경영하면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어 앞으로 그 비중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난방비다. 일반적으로 화석연료 비용은 시설감귤인 경우 전체 경영비의 60%를 점유하여 농가경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에 제주도농업기술원은 2005년부터 화산쇄설층 지하공기를 활용해 시설 난방비를 줄이는 기술 개발 보급을 시작으로, 한낮 하우스의 열로 저장탱크의 빗물 온도를 높였다가 야간 난방에 활용하는 시스템 등을 자체 개발해 농가에 보급했다. 자연에너지 활용기술 분야에 있어서는 제주도농기원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제주연안 해수 역시 활용 가능성이 높다. 제주도는 가장 추운 2월 해수면 평균이 15℃ 정도로 타도의 바닷물 온도보다 높아 열에너지 활용에 아주 유리하다. 최근 정부가 대대적으로 추진하는 지열에너지 사업보다도 저비용에 효율이 높다. 지열활용은 겨울철 13℃ 내외인 지하 2~3m 지점에 수평으로 수백 m의 열교환 파이프를 묻어 열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도농업기술원 ‘기술’은 정부 공인이다. 수년전 전국 최초로 개발한 발전소 온배수열을 시설원예에 활용하는 기술이 정부의 녹색성장 우수사례에 선정, 대한민국 6대 에너지 신사업에 지정돼 산업통상자원부와 농식품부에서 활용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에는 발전소 온배수 활용 IoT 시스템 구축 과제를 통해 바닷물을 직접 활용하는 저비용 히트펌프를 개발해냈다. 이 히트펌프는 직접 인입한 바닷물의 열을 온풍·냉풍으로 변환시켜 온실에 이용하는 간편한 시스템이다. 별도의 온·냉수 저장탱크가 필요 없어 공간을 대폭 줄이면서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설치가 가능하다. 이러한 이점 등으로 많은 이용이 기대된다.

대부분 식물들은 일정기간 저온을 경과해야 꽃눈 분화가 일어난다. 히트펌프 기술은 냉·난방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므로 망고인 경우 8월 하순~9월 중순 야간에 온도를 12~13℃ 정도로 일정기간 냉방 처리해 주면 11월에 개화, 값비싼 2월 말~3월에 수확하게 된다. 지난해에는 여름철 이전 6월경 하우스에 냉방 처리하여 11월에 수확하는 시험이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바닷물 이용 히트펌프의 장점은 경쟁력이다. 망고의 경우 화석연료 30% 수준의 저비용 냉·난방비로 생육적온인 24℃를 연중 유지할 수 있어 생육기간 단축과 냉방 처리로 수확시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대부분 농가들은 히트펌프 활용 기술을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히트펌프는 100년 이상 된 안정되고 쉬운 기술이다. 양식장 배출수·빗물·바닷물·발전소 온배수·용천수 등 농업기술센터 자연에너지 활용사업에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타 지역과 차별된 저비용 제주형 시설농업의 발전을 기대해 본다.

기후변화에 따라 제주를 포함한 남해안이 이미 아열대기후 지대로 변화됐고 신선한 국내산 아열대 과일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농업기술원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아열대과수담당을 신설하고 새로운 소득 작물로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아열대과수는 대부분 시설 하우스에서 재배되고 냉·난방이 필수적이므로 바닷물 열에너지를 활용한 히트펌프 시스템을 접목하면 좋을 것이다.

부산신항에 바닷물을 이용하는 냉·난방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뉴스가 있었다.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 가운데 지리적 여건을 고려할 때 바닷물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제주 지역에서는 농업뿐만 아니라 앞으로 신축되는 제2공항 건물 냉·난방, 주택 등에도 바닷물 열에너지 활용을 적극 검토하면 좋을 것 같다. 아열대작물 재배 등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지원하는 정부 차원의 정책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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