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유치원교사 “급식은 우리 일 아니” 불씨 여전

방학 중 병설유치원의 급식 업무를 둘러싼 초등학교 영양교사(영양사)와 유치원 교사의 신경전이 이번 여름방학부터 해소될 전망이다.
지난 2월부터 문제해결에 팔을 걷어붙여온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여름방학을 앞둔 지난 12일 복지(급식)·유아교육·인사부서 담당자 회의를 열고 방학 중 급식 업무 분장안을 확정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방학 중 원아 급식을 누가 맡아야 하는 지 현행법에 명확히 규정되지 않아 갈등이 계속 이어져왔다”며 “조만간 업무 분장 공문을 일선학교에 보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방학 중 병설유치원 급식 갈등은 매해 반복돼 왔다.
초등학교가 방학에 들어가면 초등학교에 소속된 영양교사(영양사)도 함께 방학에 들어가면서 급식 업무에 공백이 생기는데, 많은 경우 여기에 유치원 교사의 노동력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조리사가 있지만 컴퓨터 사용에 익숙지 않은 경우가 많다보니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한 식재료 구입 등의 품의 결재 업무를 상당부분 유치원 교사가 맡아왔다.
이에 도교육청은 올 초 방학 중 급식 업무를 명확히 구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영양교사들의 반발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논의 시작 후 계속 제자리걸음을 걸어왔다.
도교육청 업무 개편 방향은 영양교사는 식단 작성과 급식 품의를 위한 자료 작성, 유치원 교사는 품의 결재, 조리사는 주문과 검수 등 조리 일체를 맡는 방식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치원 교사와 영양교사 모두에 방학 중 급식의 일정 책임을 안긴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갈등의 불씨는 남는다.
제주도영양교사회는 1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법적으로 병설유치원의 급식은 우리의 일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도교육청이 업무를 정리한 것 자체에 불만을 표했다. 유치원 교사들 역시 교사의 역할을 아이들 교육으로 한정해 보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임시적으로 해소안은 만들었지만, 이 문제는 제도적 정비가 이뤄져야 해소될 문제"라며 "전국적인 사안인만큼 타 지역과 함께 정부에 관련 법 정비를 요구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