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견 분양…혈통 맥끊길 우려
제주견 분양…혈통 맥끊길 우려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7.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道 분양 공고, 멸종위기·사냥개 습성 등 ‘보전 필요성’ 제기
전문가 “애완견 전락 안 돼…진흥원 소유 ‘순수혈통’ 의문도”

최근 제주축산진흥원이 ‘사냥개’의 습성을 갖고 있는 ‘제주견’을 분양하면서 애완견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앞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진돗개 역시 혈통 보전을 위해 세상에 주목 받으며 국민들에게 무분별하게 분양됐지만, 지금은 ‘명견’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혼혈(잡종)되고, 쉽게 팔려가는 ‘똥개(犬)’가 됐기 때문이다. 

제주축산진흥원은 오는 11일 오전 10시 제주 고유의 재래가축인 제주견 26마리(암6, 수20)를 추첨을 통해 공개 분양 및 매각할 예정이다.

이번 공개 분양 및 매각은 1986년 6월 제주 재래견 3마리(암2, 수1)를 기본으로 제주견 순수혈통 보존 및 증식 사업과 제주견 분양을 원하는 애견인들의 수요 충족을 위해 시행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25마리를 분양한 상태다.

실제 제주견은 도망친 멧돼지를 끝까지 쫓아 포획하는 등 끈질긴 사냥견의 습성을 가진 명견이다. 총을 쓰지 않은 채 제주견만 데리고 야생 동물 사냥에 나서도 될 정도로 사냥견으로 손색이 없다고 알려져있다. 훈련이 동반된다면 인명구조견, 마약·폭발물 탐지견 등으로도 쓰일 수 있지만, 현재 남아있는 순수혈통 제주견 수는 매우 적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축산진흥원이 멸종위기의 제주견을 ‘사냥견’이 아닌 ‘애완견’으로 싼 값(분양 5만원, 매각 3만원)에 분양 및 번식 시키는 것이 알려지면서 과연 혈통 보전을 위한 올바른 방법이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더불어 수십년간 제주견 보전을 위해 노력해왔던 제주견 전문가 A씨는 “내가 가지고 있는 제주견과 축산진흥원의 제주견 혈통은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라 축산진흥원에서 육성되고 있는 제주견의 순수혈통 여부까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는 여러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서도 사냥개인 제주견이 사냥을 하지 않으면 본성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집에서 생활하는 애완견으로 쓰여서는 안된다고 주장해왔다.

현재 축산진흥원은 제주견의 체계적인 관리와 이용가치를 높여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 계획은 지난 10여년부터 자료부족과 연구부족 등의 이유로 여전히 ‘진행중’에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