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개교서 급식 대신 빵·우유, 도시락으로

제주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제주지부, 이하 학비연대)가 7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학비연대는 이날 오전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교육공무직 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갖고 급식보조원 월급제와 임금협상 소급적용, 근속수당 5만원 신설 등을 도교육청이 즉각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학비연대는 “이석문 교육감 취임 3년,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은 3년째 파업을 하고 있다”며 “학교비정규직은 1년을 일하나 20년을 일하나 기본급이 똑같고, 제주도교육청만 유독 시급제로 급여를 주는 등 기본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올해 3월 22일부터 지난달 13일까지 10여 차례의 임금교섭을 진행 중이었다”며 “충분한 교섭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파업을 하는 것은 대화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길이라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년 임금교섭을 통해 정해진 예산 상황에서 단계적으로 처우를 개선해왔다”며 “합리적인 판단과 소통 속에서 전향적으로 교섭에 임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파업으로 급식보조원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으면서 제주북초등학교에서도 점심시간이었지만, 급식실은 텅텅 비어있었다. 대신 이날 점심은 학생들이 집에서 가져온 도시락과 학교에서 추가로 나눠주는 빵과 주스로 대체됐다.
학교 측은 “급식 중단에 대한 사전안내와 도시락을 지참 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학부모회에서 추가 도시락까지 마련한 상태라 큰 혼란은 없었다”면서도 “파업이 장기화 되면 학부모와 학생 모두에게 불편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처럼 집에서 엄마가 정성껏 싸준 도시락을 먹게 된 아이들은 어른들의 걱정도 모른채 “도시락이 더 맛있고 좋다”며 즐거워 하는 모습도 꽤나 볼 수 있었다.
한편 이날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187개 초·중·고등학교 가운데 95개교(초67·중18·고10) 비정규직 노동자 408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이 중 378명이 급식보조원 등 급식종사자로 이들이 속한 77개교(초56·중13·고10)가 도시락을 지참하거나 빵과 우유로 대체되는 등 급식에 차질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