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햄버거병’ 논란 속 도민 불안
‘맥도날드 햄버거병’ 논란 속 도민 불안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7.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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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먹고 신장장애 2급판정 4세 아동’ 사연 파급
도민들 “조심해 나쁠 것 없어”vs“원인 명확치 않아”
▲ 최근 맥도날드 햄버거병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자녀에게 햄버거를 사줘도 되는가를 두고 설왕설래다. 사진은 제주시내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엄마가 자녀에게 사이드 메뉴를 먹이고 있는 모습. <사진=오수진 기자>

최근 맥도날드 ‘햄버거병’ 논란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제주지역 부모들 사이에서도 자녀에게 햄버거를 사줘도 되는가 말아야 하는가를 두고 설왕설래다.

용혈성요독증후군 일명 ‘햄버거병’이라 불리는 이 병은 지난 5일 햄버거를 사먹고 난 뒤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는 4세 아동의 사연을 통해 처음 국내에서 알려졌다.

이 아동의 부모는 아이가 덜 익은 패티를 먹고 병에 걸렸다며 현재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상태다. 이에 검찰은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에 배정해 강도높은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아이의 병 원인이 밝혀진 것이 아니지만, ‘햄버거병’이 성인보다는 유아나 노인에게 발생위험이 높다고 알려지면서 그동안 햄버거를 손쉽게 자녀의 간식이나 식사 대용으로 제공해왔던 부모들 사이에서 햄버거를 불신하는 ‘햄버거 공포증’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오후 2시경 제주시내 맥도날드 매장. 눈에 띌 만큼 손님이 줄어 든 것은 아니었지만, 주말이었음에도 어린아이를 데리고 매장을 찾은 가족단위 손님들은 평소보다 적은 것을 알 수 있었다.

매장 근처에서 만난 6세 딸 아빠 강재혁(38)씨는 “가습기살균제 사건도 처음부터 문제가 있을 줄 알고 사람들이 사용했던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조심해서 나쁠 것이 없는 만큼 앞으로 딸에게 절대로 햄버거를 먹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3세 딸과 7세 아들을 키우고 있는 장한나(41·여)씨도 “엄마 입장에서 음식에 문제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걸 알았는데 아이에게 먹인다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라면서 “앞으로 간식으로 주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어린이집에서도 간식으로 햄버거를 준다면 거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쌍둥이 아들을 둔 아빠 김민제(45)씨는 “우리 아이들은 그동안 햄버거를 수백개는 먹었을텐데도 아무탈이 없었다”며 “병의 원인이 햄버거인지 아닌지 정확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아이가 좋아하는데 굳이 말릴 필요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맥도날드측은 아이가 진단서상 ‘햄버거 병’ 때문이라고 판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해보상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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