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풍전등화’ 국가위해 일어선 제주용사들
‘6·25 풍전등화’ 국가위해 일어선 제주용사들
  • 황승임
  • 승인 2017.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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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3~4기와 많은 호국영웅들
이들 위한 ‘국립제주호국원’ 추진중

“성공 확률 5000분의 1. 1950년 9월 15일 자정, 작전명 크로마이트, 상륙작전 개시” 영화 ‘인천상륙작전’ 대사 중 일부분이다.

1950년 6월25일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사흘 만에 서울이 함락되고, 한 달 만에 낙동강 지역을 제외한 한반도 전 지역을 빼앗기게 됐다. UN군 총사령관 맥아더 장군은 모두의 반대 속에도 인천상륙작전을 강행, 풍전등화와 같던 대한민국에 희망이 됐다.

인천상륙작전 성공의 중심에 제주 출신의 해병대원이 있었다. 당시 국가가 위기에 처하자 제주의 어린 학생과 교사·청년 등 3000여 명은 나라를 구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해병대에 자원입대했으며, 제주읍과 모슬포 지역에서 한 달여간 훈련을 마친 후 곧바로 작전에 투입됐다.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제주 해병대원들은 9월20일 한강을 도하 한 후 9월28일 서울을 수복해 중앙청에 태극기를 게양했다. 온 국민에게 특별한 감격을 준 이들이 바로 제주 출신의 해병 3~4기생들이다. 6·25전쟁에 참전한 제주도 출신은 총 8775명, 이 가운데 전사자는 2055명이다.

도민들이 존경하는 6·25전쟁 호국영웅으로, 전쟁기념사업회가 선정한 6·25전쟁 호국영웅 100인에 들어간 사람들이 있다. 강승우 중위·고태문 대위, 그리고 한규택 상병 세 사람이다. 도 보훈청에서는 이들의 무공을 널리 알리기 위해 생가 터 주변과 동네 어귀에 호국영웅 이름을 딴 명예도로를 지정하고, 명예도로 구간에 인물 소개와 공적을 기재한 표지석도 설치 중에 있다.

‘호국영웅 강승우로’는 성산읍 성산 해맞이 해안로 1.6㎞ 구간이다. 강승우 중위는 일곱 번이나 고지의 주인이 바뀌는 격전지인 백마고지를 탈환하고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으로 1953년 을지무공훈장이 추서됐다.

‘호국영웅 고태문로’는 구좌읍 한동리 구좌 해맞이 해안로 2.4㎞ 구간이다. 고태문 대위는 강원도 인제지구 펀치볼 동북부 884고지와 고성군 351고지 탈환에 성공한 영웅으로 1952년 을지무공훈장이 추서됐다.

‘호국영웅 한규택로’는 애월읍 상귀리와 하귀리의 1.3㎞ 구간이다. 한규택 상병은 적탄에 관통상을 입은 마지막 순간까지 기관총을 놓지 않아 최소의 희생으로 아군의 철수를 이끈 영웅으로 2012년 충무무공훈장이 추서됐다.

우리 도에서는 참전유공자를 예우하고 고령 등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돕기 위해 참전명예수당을 지원하고 있다. 2010년 2만원 지원을 시작, 2013년 4만원·2015년 7만원으로 인상한 데 이어 2018년부터는 15만원을 지원하기 위해 조례를 개정하고 있다.

국가를 위하여 희생하고 공헌한 국가유공자의 마지막 예우는 국립묘지에 안장하고 공훈을 기리며 영원히 기억하는 것이다. 우리 도에는 참전유공자들이 안식할 곳이 없어 ‘국립제주호국원’ 조성이 필요했다. 국가보훈처와 협의가 되어 국책사업으로 제주권 국립묘지를 조성하고자 실시설계용역에 들어갔으나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나 주춤하고 있다.

상잣성 등 문화재가 발굴된 것이다. 2년여 간에 걸쳐 문화재 현상변경심의를 5차례 한 결과, 보존가치가 높은 적송·해송·서어나무 등 수목을 최대한 보호하고 세계유산 등재 유지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 시 국내외 전문가와 세계유산센터의 자문을 받아 조성하도록 ‘조건부 가결’이 됐다.

국가보훈처는 국가유공자들이 선호하는 안장방식이 반영되고, 예산 확보가 되도록 예산당국과 지속적으로 협의, 내년 착공할 예정이다. 제주권 국립묘지 조성이 보훈가족과 도민의 숙원 사업인 만큼 조속히 완공되어 독립유공자·국가유공자, 그리고 참전유공자들께 최고의 예우를 해 드리고, 또한 자라나는 후세들에게 나라사랑 정신 함양의 장으로 활용돼야 하겠다.

6.25 전쟁 제67주년을 맞아 호국영령 등의 숭고한 희생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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