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홀로남았던 돌고래 ‘태지’ 제주로
서울대공원 홀로남았던 돌고래 ‘태지’ 제주로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7.06.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친구 ‘금등·대포’ 방사 후 이상행동…퍼시픽랜드에 ‘쇼 금지’ 조건부 위탁
▲ 사진은 퍼시픽랜드 내 수족관에 있는 돌고래들. <핫핑크돌핀스 제공 영상 캡처>

서울대공원의 마지막 남은 큰돌고래 ‘태지’가 제주 퍼시픽랜드로 온다. 하지만 그동안 함께 생활해 왔던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는 최근 제주 앞바다로 돌아간 상황에서 태지는 불법포획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퍼시픽랜드로 넘겨지고 있어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등이와 대포와 달리 태지는 ‘돌고래 학살지로’ 악명 높은 일본 다이지를 서식지로 두고 있는 만큼 이 기회에 돌고래 해양보호소인 ‘바다쉼터’ 건립 추진 논의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0일 서울대공원과 돌고래 바다쉼터 추진위원회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서울대공원은 오는 11월까지(5개월 동안) 돌고래 쇼를 하지 않는다는 조건의 위탁 형태로 태지를 퍼시픽랜드로 보냈다.

태지는 그동안 친구인 금등이와 대포가 야생방사를 위해 고향 제주 바다로 떠나면서, 지난 5월부터 서울대공원에 혼자 남아 생활해 왔다.

하지만 무리 생활을 해야 하는 돌고래 특성상 홀로 지내게 된 태지는 스트레스로 반복적인 동작을 하는 등 심한 정형행동을 하며 보호 치료가 필요하게 됐다.

이에 서울대공원은 해양관이 연말까지 보수 공사를 진행하는 동안만 태지를 제주 퍼시픽랜드에 위탁 하기로 했다. 다만 이후 서울대공원이 태지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하면 퍼시픽랜드가 소유하게 된다.

핫핑크돌핀스는 20일 성명을 통해 “퍼시픽랜드로 태지를 이송하는 것은 영구 기부가 아니라 일시적인 위탁이어야만 한다”며 “태지는 퍼시픽랜드의 사유물이 아니므로 돌고래 쇼에 동원되거나 전시돼서도 안되고, 암수 분리 사육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울대공원은 불법포획 업체와 손을 잡은 공범이라는 역사적 평가를 받고 싶지 않다면 2년 이내에 돌고래 바다쉼터를 만들고 태지를 그곳으로 보내겠다는 약속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 “태지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당분간 위탁할 수밖에 없다면 지금 즉시 사육 돌고래들을 위한 바다쉼터를 만들고 그곳으로 보내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돌고래 바다쉼터는 일본 다이지에서 포획돼 수입돼온 큰돌고래가 29마리(혼혈 포함)가 아직 있는 상황에서 원 서식처로 방류가 불가능한 돌고래들에게 바다와 같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돕는 해양보호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