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채무자 이자상환 부담·주택시장에도 악영향
한국은행이 ‘통화 긴축’을 시사하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최근 제주지역 금융기관 가계대출 규모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채무자들의 이자 부담 가중은 물론 부동산 경기 등 지역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12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열린 창립 제67주년 기념행사에서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 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 통화정책 완화 정도 조정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이런 가능성 검토를 면밀히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가 그동안 완화적 통화정책의 정도를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작년 6월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해 사상 최저 수준인 현 1.25%까지 떨어뜨린 뒤 1년간 이 수준을 유지해왔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당장 대출 받은 사람들의 이자상환 부담이 커진다. 도내 금융기관 가계대출 잔액은 2015년 8조1535억원, 지난해 11조3246억원, 올해 3월 현재 12조292억원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최근 들어 도내 가계대출 증가율이 30~40%대에 이를 정도로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금리가 1%포인트 상승 시 도내 채무자들의 원리금 상환부담은 연간 1000억원 정도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리 인상은 도내 주택시장에도 직격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높은 이자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금융기관 대출을 꺼져 주택 매수세도 잦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들어 도내 주택시장은 미분양주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침체 국면을 맞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주택시장에 또 다른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