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내일을 위한 다큐멘터리 ‘내일’
지구의 내일을 위한 다큐멘터리 ‘내일’
  • 안혜경
  • 승인 2017.0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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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온실가스 감축 어려움 봉착
트럼프 선택 지구 생태계 위협

‘내일’ 대자본 경제체계 문제 지적
대안 찾기 지역공동체 지혜 소개
지속 가능 발전·인간 존중 강조

국정농단 실체와 대통령 탄핵 인용 그리고 대선이라는 급물살을 건넜다. 상처 입은 국민의 마음을 다독이고 민심을 경청하며 민의를 실현하려는 대통령에게서 위안을 받는다. 그런데 4대강 건설과 절차를 무시한 사드 반입, 국정교과서 및 한·일 위안부 협상 등 지난 정권이 남긴 불법 ‘투기물’을 치우고 정리하는 일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을 치수 대책으로 가장해 준설과 보 건설로 강을 파헤쳤지만, 저수지 바닥마저 쩍쩍 갈라진 이 가뭄에 타는 농심과 작물의 목을 축여줄 방안은 찾기 힘들다. 찔끔 내린 단비로 해갈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녹조라떼로 대변되는 강 생태계 파괴와 부실 공사의 심각성이 천문학적 비용과 함께 연일 보도되고 있다. 강바닥 수중 촬영을 보니 부실공사로 보의 지지 기반이 심각하게 위태로워 보였다. 무심히 지나다 붕괴되는 보와 함께 어느 날 매몰될 수도 있다는 끔찍한 상상을 하게 되지만 관계자 여러분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공사 전 낙동강 모습과 이후 황량해져가는 현재를 비교한 지율스님 2010년 신문보도사진을 7년 째 부엌에 붙여두고 있다. 사진은 퇴색했지만 벽에서 아직 뗄 수가 없다.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미국이 탈퇴했다.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혁명 이전 보다 2℃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것이 이 협약의 주요 내용이다. 에너지·건설·군수·자동차 등의 대자본 업계의 이득을 대변한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막된 선택이 지구 생태계를 위협한다.

요즘 제주의 자리돔 가격이 예년 대비 거의 2배에 이른다. 더운 여름에 불 없는 조리로 단백질과 채소를 듬뿍 섭취 할 수 있는 맛있는 자리물회는 제주의 소중한 토속음식이다. 해수 온도 상승으로 자리 떼가 제주해역을 벗어나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니 온난화의 위기가 식문화변화의 모습으로 우리에게도 찾아온 걸까?

이런 와중에 뜻밖에 귀한 다큐멘터리 ‘내일 Demain’을 봤다. 지구 온난화와 자원파괴·인구증가가 한계점에 달해 위협받는 지구 생태계로 인해 물·식량·석유가 부족하다는 네이처지의 발표를 접한 시릴과 멜라니 두 감독은아이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몇몇 부모와 함께 ‘희망’을 찾아 나서는 ‘심쿵’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에 이른다. 프랑스·벨기에·미국·아이슬란드·인도·영국·핀란드의 도시와 농촌을 다니면서 경제학자 제레미 리프킨·생태여성주의학자 반다나 사바와 같은 유명인들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시도하는 새로운 희망을 만난다.

대규모 단일 작물 재배의 폐해와 도시 근교 소규모 농의 다양한 작물 재배의 생산성, 최소화한 물류이동과 줄어든 탄소배출량 등 영화의 설명은 자세하고 친절하다. 자연 에너지 사용 사례를 만나고, 덜 소비하고 더 창의적이며 자율적인 삶을 실현하는 사람들과 대화한다.

대자본 중심의 경제체계를 강화하는 방식을 설명하고 이에 대항하는 대안적 경제를 실천하는 지역 공동체 사람들의 지혜를 구체적으로 듣는다. 토요일마다 광장에 모인 분노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국가를 붕괴 위기로 몰아넣은 부패한 아이슬란드 정부의 총리와 중앙은행장을 사퇴시킨다.

그러나 대토론과 단계적 과정을 거쳐 그 시민들이 만들어 국회에 제출한 새 헌법은 야당이 된 보수당의 방해에 직면한다. 우리들 촛불 시민의 힘을 떠올리면서도 보수권력은 시민주권의 실행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걸 상기시킨다. 경쟁이 아니라 상호 존중과 이해를 기본 가치로 삼는 핀란드의 교육은 현실 저 너머의 이야기 같지만 그들의 현재도 노력한 변화의 결과이다.

지속 가능한 발전과 인간 존중의 가치는 정치·경제·교육의 순환적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며 ‘다른 이들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지 않고 우리가 결정할 수 있다’는 걸 직접 보여준다. 상영관 확보가 어려운 제주에서도 남녀노소 불문하고 전 도민이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토론하며 오늘의 위기로 다가온 지구온난화를 생각하고 내일의 ‘희망’을 만들어 가면 참 좋겠다는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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