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요구 ‘퍼포먼스’ 등
벤츠측 “법적대응 검토”

고가의 수입 브랜드 차량을 구입한 한 남성이 잦은 고장을 일으키자 매장 앞에서 차량을 부수려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출동한 경찰과 가족의 만류로 차량 파손이 어려워지자 자신의 차에 올라 춤을 추는 퍼포먼스로 선보이기도 했다.
8일 오전 9시30분 제주시 연삼로 벤츠 판매장 앞. 얼마 전 이곳에서 E클래스(E300, 약 7800만원)를 구입한 김수운(63)씨는 해당 차량이 구입 당시부터 배터리 방전 등 수 차례 동일한 고장을 일으키고 있다며 “새차로 교환해 주지 않으면 이 차량을 부수겠다”고 거칠게 항의했다.
김씨는 “새차를 구입한지 불과 수개월 만에 2번이나 방전됐다”며 “결국 처음부터 고장난 차량을 판매한 것이다. 새차로 교환해 주지 않을 경우 전국을 돌며 불매운동을 펼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초 김씨는 매장 앞에서 차량을 파손할 계획이었지만, “업무방해로 고발하겠다”는 벤츠측의 압박과 경찰·가족 등의 설득으로 이 계획은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다만 항의의 뜻으로 ‘내가 이러려고 벤츠를 샀나 자괴감이...’, ‘판매할 때는 고객님, AS 때는 호갱님’, ‘시동꺼지는 벤츠, 이런 X차는 사지도 말고, 타지도 맙시다’ 등의 문구가 적힌 차량위에 올라 춤을 추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분노를 삭였다.
이에 대해 벤츠측도 일부 결함은 인정했다. 벤츠측 관계자는 “처음 방전됐을 때 배터리를 충전했고, 이틀 뒤 또 방전되자 정밀검사를 거쳐 새로운 배터리로 교체했다”고 해명했다. 현재까지 이 차량의 잦은 방전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새차 교환 등 김씨측의 주장에 벤츠측 관계자는 “저의(딜러사) 입장에선 답변이 어렵다. 다만, 김씨의 주장이 허위사실인 내용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법적인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