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불확실성 시대의 제주관광
글로벌 불확실성 시대의 제주관광
  • 김희현
  • 승인 2017.0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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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이익 앞세운 국제 정세 ‘악재’
근본문제 집중 대응방안 마련해야

 

그야말로 글로벌 불확실성 시대다. 자국 중심주의를 천명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한 브렉시트(Brexit), 미국 우선주의 가치를 앞세운 미국 트럼프 대통령 등 지구촌은 바야흐로 신고립주의 열풍에 휩싸인 듯하다.

여기에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도 만만치 않다 사드배치를 둘러싼 중국의 한국 여행금지 등 경제적 보복 조치, 일본 내 우경화 가속화 이후로 악화된 한일 관계, 그리고 남북관계의 경색까지 우리나라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가고 있다.

신고립주의 시대는 정치나 외교뿐만 아니라 문화관광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대·협력·공존공생보다는 자국이익을 앞세운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원리가 강조되다보니 다양성과 소통을 본질적 요소로 하는 문화예술도 흔들린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문화 다양성의 위축은 물론 예술인들의 교류나 문화예술 재정분야 위축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류 콘텐츠의 중국시장의 진출에 있어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영향으로 문화콘텐츠업계는 불확실한 상황에 빠져 있다.

관광분야는 직격탄이다. 중국인 관광객의 급감이 전반적인 관광산업 생태계를 흔들고 있다.

10명 중 9명이 중국인 관광객으로 채워졌던 제주관광은 예상대로 중국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불행 중 다행히도 그 빈자리를 내국인 관광객이 채워주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제주의 기회비용 손실이 2000억에 달한다는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발표도 나온 상황이다.

관광산업은 외부환경에 매우 민감하다. 특히 관광수요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는 경기침체·환율변화 등의 경제적 요인에서부터 테러·재난·질병에 이르기까지 공적인 관광정책의 영역에서조차 극복하기 어려운 요소들이 많다. 더군다나 국제적 불확실성이 국가적 차원에서도 극복하기 어려운 외생변수라면 지자체인 경우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제주관광의 과거를 뒤돌아보더라도 츠나미·나리 태풍과 같은 재난에서부터 사스나 메르스와 같은 질병, 사드와 같은 외교 분쟁에 이르기까지 많은 난관과 부침을 겪었다. 외부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때마다 크나큰 충격의 파도를 넘나들며 회생해왔지만 관광의 규모와 경제의존도가 커지면 커질수록 그 영향에 대한 파장이나 피해 또한 크고 오래 지속될 수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글로벌 불확실성 시대에 제주관광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국제적 불확실성에 있어 관광의 경쟁력은 결국 위기관리 대처능력이다. 관광시장의 내부를 기초부터 진단하고 위기상황에 취약한 지점을 중심으로 인바운드 시장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사드이슈로 제주관광의 질적 전환과 해외시장 다변화 등 체질개선의 목소리가 높다. 위기상황에 대한 관광업계의 자생력이나 대처 능력을 키워야하는데 주변국인 일본·필리핀·대만의 사례를 살펴보면 공통점은 기존 인바운드 시장의 구조를 철저하게 진단하는데서 출발했다.

시장 다변화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토대를 만드는 것이다. 관광객 유치의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주력시장과 신규시장을 구분하여 마케팅역량을 집중시켜 해외시장 다변화의 안정성과 균형성을 확보해나갔다.

중국관광객의 감소 위기상황에도 의도치 않게 늘어난 내수시장에 위안을 삼아서는 안된다. 위기 때마다 단기적 대응에 그친다면 말 그대로 순간의 모면일 뿐이다.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을 때 위기 속에 성장이 가능한 것이다.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방안은 근본적이고 변하지 않는 토대를 확인하고 그 위에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변화의 폭이 크고 방향을 잘 모르겠다면 당장 눈앞에 있는 문제들에 집중하기 보다는 조금 더 근본적인 문제에 집중하고 기초부터 다시 시작할 필요가 있다. 제주관광의 질적 전환을 선언한 제주도정의 변모를 이제는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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