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이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돼 사흘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아시아의 미래비전 공유’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엔 전·현직 정부 고위인사와 국제기구 대표 등 전 세계 80여개 국가 5500여명이 참석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영상으로 대신한 개회식 축사를 통해 “도둑·거지·대문이 없는 제주의 삼무(三無)야말로 인류사회가 지향해야 할 평화공존의 공동체”라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축사의 상당부분을 ‘제주4·3’에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69년 전 평화롭고 아름다운 제주에 큰 아픔이 있었다. 대한민국과 제주는 그 아픔을 극복하고 ‘평화와 화해의 문(門)’을 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제주는 대립과 갈등의 낡은 유산을 해소하고 평화와 공존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이것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모색’하는 제주포럼의 정신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제주4·3과 관련 새 정부는 앞으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등 남아있는 국가의 책임을 다할 것을 거듭 약속하기도 했다.
제주포럼 조직위원장인 원희룡 제주지사도 개회사를 통해 “평화와 공동 번영은 인류 역사의 오랜 숙제”라며 “20세기 냉전(冷戰)의 한복판을 지나온 제주 역시 평화와 인권, 상생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최근 제주는 통념적 평화의 개념을 넘어 ‘새로운 평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정 제주의 대자연이 주는 ‘치유의 평화’, 다양한 가치와 이해를 모두 포용하는 ‘관용의 평화’,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 전 과정이 평화롭게 이뤄지는 ‘에너지 평화’, 이것이 제주의 새로운 평화”라는 강조였다.
2일까지 계속되는 제주포럼은 경제·경영을 비롯 환경과 기후변화 및 글로벌 제주 등 모두 5개 분야로 나눠 다양한 의제를 다루고 있으며, 올해 처음 운영되는 4·3세션 등 총 75개 세션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제주도가 추진하고 있는 ‘카본프리아일랜드 2030’ 프로젝트의 경우 세계를 향한 ‘제주형 평화산업’으로 포럼 참석자들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제12회 제주포럼이 ‘아시아의 미래비전’을 공유(共有)하는 가운데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알찬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