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등·대포, 20년 만에 제주바다 귀향
금등·대포, 20년 만에 제주바다 귀향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7.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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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도착 함덕 가두리서 2달 적응훈련 후 ‘자유’
1997·98년 그물 걸려 불법포획후 ‘공연장’ 전전
▲ 제주시 조천읍 함덕 앞바다에 설치된 적응훈련용 가두리(사진 위)에서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사진 아래)가 헤엄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공원에 남아있던 마지막 국제보호종인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가 제주로 무사히 귀향했다.

금등이와 대포는 22일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 해양관에서 비행기와 육로를 이용해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앞바다까지 긴 여정을 마치고 이날부터 자연적응 훈련에 돌입한다. 등지느러미에 숫자 6과 7이라는 동결표식도 생긴다.

제주연안에만 서식하는 희귀종인 두 돌고래의 귀향은 지난 1998년(금등)과 1997년(대포) 제주 앞바다에서 어업용 그물에 걸려 불법 포획된 지 약 20년 만의 일이다.

두 돌고래들은 그동안 제주지역 전시공연업체인 퍼시픽랜드에 넘겨졌다 1999년(금등)과 2002년(대포) 각각 서울대공원 해양관으로 옮겨서 사육돼 왔다.

앞서 방류된 남방큰돌고래는 지난 2013년 제돌·삼팔·춘삼이가 처음 이며, 이후 2015년에는 두번째로 태산·복순이가 방류됐고, 금등이와 대포는 세번째로 서울대공원의 마지막 방류 돌고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공원은 지난달 21일 해양수산부가 방류계획을 공개하자 자연적응을 위해 금등이와 대포의 활어 먹이 훈련을 진행해 왔다. 당시 두 돌고래가 고등어·광어·오징어 등을 추격해 잡아먹거나 장난치는 등의 모습을 보이면서 자연생태에서 생존 역량을 보여줬다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환경단체인 핫핑크돌핀스도 이날 두 돌고래의 귀향을 환영하며 “돌고래들이 평화롭게 제주 바다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해야 성공적인 귀향이 될 것”이라며 돌고래 보호구역 지정과 보호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녹색당도 “오랜 세월 갇혀있던 좁은 수족관을 벗어나 고향으로 귀환을 환영한다”며 “아직도 제주에는 불법포획된 돌고래들이 14마리가 있는 만큼 동물을 생명으로 존중하는 국가적 차원의 정책 전환을 요구한다”며 돌고래 전시와 공연 중단을 촉구했다.

한편 금등이와 대포는 함덕리 정주항 인근 앞바다에서 약 2개월간 자연적응훈련을 한 뒤 오는 7월 중순쯤 방류될 예정이다.

자연적응훈련은 해상 가두리에서 제주 바다 환경에 적응하고, 활어를 잡아먹는 먹이 훈련과 야생 무리에 무리없이 합류할 수 있도록 하는 교감 훈련 등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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